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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6·3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죄"라고 주장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지지 선언을 주선한 당사자는 "지지 선언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 매체의 보도를 인용하며 "짐 로저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 '몇 년 전 잠시 만난 적 있는 사람이 부정확한 이야기를 퍼뜨린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한 것"이라며 "유명인 명의를 도용한 투자 사기와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기와 조작이 없으면 좌파가 아니라더니 이재명 사기범죄 세력이 국내에서 하던 버릇 못 고치고 기어이 국제 망신 대형 사고를 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런 사람을 세계 정상들과의 외교 무대에 대한민국 대표로 올리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며 "국회 다수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런 사태에 휘말린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외교 참사"라고 했다.
장동혁 선대위 상황실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라고 주장했다. 장 실장은 전 국민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고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가 추락했다"며 "거의 국제 사기 대선 후보, 보이스피싱 대선 후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배후도 의심스럽다. 기자회견을 열었던 이재강 의원은 지금 이재명 선대본부에서 국제협력단장을 맡고 있고, 전 평화부지사였다"며 "여기에 관여된 김진향씨는 개성공단 이사장을 하다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에 들어갔다. 지금은 촛불행동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자회견에서 지지문을 대독한 김진향 한반도평화경제회의 상임의장(전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은 "공식적으로 거듭 확인해 드린다. 짐 로저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는 사실"이라며 송경호 평화과학기술대 상임 교수가 작성한 지지선언문 작성 경위를 첨부했다.
송 교수는 입장문에서 "북측과의 경제협력 기회가 고갈되는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짐 로저스 회장님과 대북 투자 재개 가능성을 위한 위챗 소통을 최근에 시작했고 그 와중에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그나마 두 사람의 공동 목표인 대북 투자 기회나 경제적, 상업적 접근 가능성이 커질 것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로저스 회장께서 평소와 같이 각론에 강한 저에게 이재명 후보 지지를 위한 초안 작성을 부탁하셔서 두어 번의 수정을 통해 최종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모 신문사에서 짐 로저스 회장님의 지지 선언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접촉했던 것 같다"며 "영어에서 '지지'를 의미하는 'support'가 아닌 경제적·법적 책임, 보장까지 포함하는 'endorse'의 개념을 사용하여 (질의해) 미국 국적인 짐 로저스 회장이 곤궁에 빠지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endorse: 법률적 책임이 따르는 공식적 지지'와 'support: 일상적 범주의 지지'는 크게 다르며 보편적인 지지 선언은 영어로 'support'에 해당한다"며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endorse라는 표현 자체가 짐 로저스 회장님에게는 여러모로 아주 민감한 단어"라고 했다.
이들은 송 교수와 로저스 회장의 채팅 내용도 공개했다. 내용을 보면 로저스 회장은 송 교수가 대신 써준 두 번째 초안을 자기 이름으로 국내 언론 매체에 기고하는 것에 동의했다.
해당 기고에는 '저(짐 로저스)는 이재명 후보의 실용적인 접근 방식에 주목한다"고 적혀 있다. 로저스는 '이재명 후보 지지(support) 선언'이라고 명시된 첫 번째 초안에 대해서는 "외국인이 말하는 것치고는 너무 강한 표현 아니냐. 사실 그분(이 후보)을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해당 논란에 대해 "김 의장 측이 로저스 측과 계속 소통하면서 추가적인 입장을 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