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에 흔들리는 韓 수출…불황형 흑자도 모자라 적자 늪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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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에 흔들리는 韓 수출…불황형 흑자도 모자라 적자 늪 빠지나

4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수출·수입 동반 부진中
5월 韓 수출 -1.3% 수입 -5.3%로 불황형 흑자 기록
미국 관세 부과 후 대미·자동차 수출 감소세 뚜렷

[나이스데이] 미국의 관세 정책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 지표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 20개월만데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뒤 2월부터 5월까지 무역수지 흑자를 올렸지만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수출액이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對)미·중 수출 모두 줄어든 것은 위기감을 더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수출과 수입이 동반 부진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경기 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월 491억2000만 달러(-10.3%), 2월 522억 달러(+1.0%), 3월 582억8000만 달러(+3.1%), 4월 582억1000만 달러(+3.7%), 5월 572억7000만 달러(-1.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1월 510억 달러(-6.4%), 2월 483억 달러(+0.2%), 3월 533억 달러(+2.3%), 4월 533억2000만 달러(-2.7%), 5월 503억3000만 달러(-5.3%)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월 18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뒤 2월 43억 달러, 3월 50억 달러, 4월 49억 달러, 5월 69억 달러로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액의 경우 전년과 비교할 때 1월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뒤 5월에도 좋지 않은 모습이다. 1~5월 수출액은 75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75억 달러 대비 0.82% 감소한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5월에는 수출액과 수입액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초입에 들어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우리나라 수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대미 수출액으로 전년대비 10.4% 늘어난 1278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 수출은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올 1월 93억 달러(-9.4%)를 시작으로 2월 99억 달러(+0.9%), 3월 111억 달러(+2.2%), 4월 106억 달러(-6.8%), 5월 100억 달러(-8.1%) 등의 대미 수출액을 기록했다.

2월과 3월에는 미국의 관세 부과 예고에 따른 선주문 물량 등이 수출액에 포함되면서 전년대비 수출액이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4월과 5월에는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특히 대미 수출액 중 26% 비중을 보이는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문제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에 더해 품목 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으로 3월 28억 달러(-10.8%), 4월 29억 달러(-19.6%), 5월 18억 달러(-32%)로 감소했다.

우리나라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문제다. 대중 수출액은 1월 92억 달러(-13.9%), 2월 95억 달러(-1.4%), 3월 101억 달러(-4.4%), 4월 109억 달러(+3.9%), 5월 104억 달러(-8.4%) 등의 흐름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생산량 변동폭이 커졌고 이에 따른 우리기업들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전문가들은 5월 수출입동향에서 우리나라 미중으로의 수출이 동반 감소한 것을 주목했다. 우리나라 수출 1~2위 국가로의 수출 감소에 따른 여파가 클 수 있는데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불황형 흑자을 넘어 불황형 적자를 보이면서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5월 수출입동향에서 미국은 관세로 인해 자동차와 철강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고 중국은 미국 수출 물량이 창고로 들어가서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미국과 중국 수출이 모두 줄어들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경기침체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동안에는 선주문 수출 물량으로 인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출 물량을 거의 소진한 만큼 이제부터 미국의 관세 효과로 인해 불황형 흑자에 이어 불황형 적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