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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서울고법의 (재판 연기) 판단은 한마디로 사법의 유예"라며 "권력에 순응한 개별 재판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고법은 지난 15일 첫 공판을 열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재명 대통령 측은 선거운동 기간을 공평히 보장해달라며 기일 연기를 요청했고 법원은 그대로 수용했다"며 "이번에 또 (기일을) 미뤘으니 법원 스스로 통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이쯤 되면 사법부를 헌법이 부여한 독립기관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하명기관쯤으로 여기는 것"이라며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이 무너지고 있다. 죄 있는 권력자는 법망을 피해도 괜찮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헌법 84조는 새로운 재판을 위한 대통령 기소가 불가능하다는 뜻이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건 초등학생도 알 수 있다"며 "권력의 바람 앞에 미리 알아서 누워버린 서울고법 판사의 판단은 두고두고 사법부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은 항고를 통해 헌법 84조에 대한 해석을 대법원에 요청하라"며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고등법원의 부당한 해석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여당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 언론에 알리는 것이 최고의 대여 투쟁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헌법 84조는 대통령 임기 시작 전 이미 피고인 신분에서 진행 중이던 형사재판을 중지하라는 조항이 아니다"라며 "헌법에도 반할 뿐만 아니라 법원 독립을 근본적으로 해치는 잘못된 결정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오늘 결정은 대한민국 사법부 역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바람이 불기도 전인데 법원이 누워버린다"며 "법치주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이러니 앞일이 걱정이다. 우리 모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하겠다"고 적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법원이 드디어 이재명 대통령에 무릎 꿇었다. 오늘의 사법부 태도는 대한민국 헌법의 후퇴선언"이라며 "대한민국 헌정사에 '사법의 정치 예속'이라는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이제 민주당의 재판정지법도 필요 없게 됐다. 유권무죄, 무권유죄 시대가 드디어 열렸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며 "헌법과 법치를 지켜야할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는 오늘 자신들의 기본적 책무조차 스스로 포기하며 권력의 발아래 납작 엎드려버렸다. 바람에 눕는 갈대도 이렇게 빨리 엎드리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의원은 페이스북에 "2025년 6월 9일은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굴복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를 장악하고, 나아가 '사법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사법부까지 굴복시킨 이재명 정부에서 진짜 정의는 죽었다. 앞으로 펼쳐질 5년은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사건의 1차 공판기일 일정을 당초 오는 18일에서 '추후 지정'으로 변경했다. 기일 추후 지정(추정)은 재판을 진행할 수 없는 사유가 생겼을 때 예정된 공판기일을 연기하고 추후 다시 지정하기로 하는 절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