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조짐에…여행 앞둔 시민들도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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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코로나 재유행 조짐에…여행 앞둔 시민들도 발동동

"여행가려고 다 결제했는데…코로나 걸릴까 걱정"
전문가 "올여름도 휴가 갔다오면 유행 확률 높아"
"바로 검사해보고 초기에 약 복용하면 치료 가능"

[나이스데이] 동남아시아 및 중화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가려는 시민들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연휴 기간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올여름 국내에서의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말 중국 상하이로 여행을 앞둔 직장인 박모(26)씨는 "여행을 가려고 연차 쓰고 항공료, 숙박비까지 미리 다 결제했다"며 "혹시나 여행이 금지되면 어쩌나, 여행하면서 코로나에 걸리면 돌아오는 것도 지장일텐데 그 부분도 걱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여행을 앞둔 또 다른 여행객 김모(26)씨도 "코로나에 대비해서 상비약을 좀 챙겨갈까 싶다"며 "마스크를 쓰고서 여행을 다니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코로나19 재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베트남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페에서 한 이용자는 "지난달 2일 신랑과 함께 베트남에서 귀국했다"며 "(신랑이)목 아프다고 해서 검사를 해보니 남편이 양성이 나왔다. 재유행이 맞긴 한가보다"라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일요일부터 기침, 콧물, 목 아픈 감기 증상이 있었다"며 "점심 먹기 전 자가진단키트 해봤더니 2줄이 나왔다. 코로나 재유행이라는데 베트남에서 잠복기가 있었는지 한국 와서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의 한 이용자는 "서안에서 아이들 세 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최근에 매일 대여섯 명 정도 학교를 쉰다. 정확하게 코로나라고 말은 안 하지만 학교에서도 학부모들도 전염병이 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큰 문제가 발생하는 케이스는 주변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표본 감시 결과 지난달 25~31일에 해당하는 22주차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05명이었다. 전주 대비 7명 증가했으나 최근 3주 간 입원 환자는 100명 내외로 변동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는 홍콩, 대만 등 한국과 인접한 국가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홍콩은 20주차(5월11일~17일) 기준 977명의 환자가 보고됐고 양성률은 13.8%로 1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도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외래 및 응급실 방문자 수가 1만9097명으로 전주보다 91.3%나 늘었고 중국 역시 양성률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인근 지역 여행으로 국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지만 올여름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선 일치된 의견을 나타냈다. 이들은 병이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빠른 진단과 약 복용이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시아 쪽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니 유행 가능성이 높고 작년 같은 경우도 여름에 피크를 찍었다"며 "코로나가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계절을 가리지 않고 집단으로 발생하는 것 같아 올여름도 여행객들이 휴가를 갔다 오면 유행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가 우리나라에도 발견은 되고 조금씩 그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도 "전체 유행을 끌고 나간다고 보기에는 아직 비율이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엄 교수는 이어 "어떤 특정한 지역에 따라, 환경적인 면이나 백신 접종률에 따라서 유행의 주기나 또는 유행의 진폭이 결정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유행 양상을 보더라도 작년 7~9월에 환자가 많이 증가한 것처럼 환자가 증가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천 교수는 이번 바이러스에 대해 "건강한 사람들은 면역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다"면서도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 당뇨나 고혈압 등을 가진 사람들이 걸린다면 면역이 활성화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폐럼같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 교수는 "손을 자주 씻고 목이 아프거나 발열이 있는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해보고 약을 초기에 복용하면 대부분 외래 방식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엄 교수도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고위험군 중에서도 면역 저하자 같은 고위험군 중 고위험군을 접종하는 정도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의심 증상이 생기면 빨리 진단받고 빨리 치료제 먹는 거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으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의 어르신' '생후 6개월 이상의 면역저하자'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 환자 및 입소자' 등에 대해 이달 30일까지 무료로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