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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척추와 관절은 보행, 체중부하, 생활 자세 유지 등에서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아 한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부위에도 연쇄적인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다리가 저리고 아파 10분 이상 걷기 힘든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무릎 질환으로 착각하거나 무릎 바깥쪽 통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실제 허리 디스크가 원인이었던 사례도 있다. 또 목 디스크와 수근관증후군, 허리 디스크와 고관절 질환처럼 다른 부위의 질환이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허리 디스크와 고관절 질환은 수시로 허리가 아프고 통증이 골반과 엉덩이까지 확대되는 등 증상을 비슷하다. 이 경우 환자는 스스로 어떤 질환인지 판단하기 어렵고 통증의 강도가 높은 쪽에 해당하는 진료과를 찾기 쉽다. 그러나 엑스레이 검사 등 영상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으면 증상만으로 원인을 특정하기 쉽지 않다.
문제는 두 가지 질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경우 통증이 심한 부위만 치료하면 다른 병이 악화되거나 전체적인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허리 디스크만 치료하고 고관절 치료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통증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대퇴골두(허벅지뼈)가 썩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 디스크,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 무릎이 아프면 관절염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척추·관절 관련 여러 진료과의 협진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다.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박재현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와 관절 질환의 경우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검사 결과가 명확치 않은 경우 자신의 전문 분야를 기준으로 질환을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정확한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만으로는 중복질환 여부를 명확하게 진단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특히 치료 후에도 통증, 저림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임상 경험이 많고, 척추·관절·수족부 등 세부 전문의들로 구성된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