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차기 지도부가 당 아픔 치유하고 통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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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차기 지도부가 당 아픔 치유하고 통합해야"

"대선 후보 교체, 단일화 여론 높았고 김문수 후보도 수십차례 약속"
권성동 "한동훈, 尹과 뗄 수 없는 관계…소통·공감 능력 키워야 한다"

[나이스데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전날 의원총회를 시작 40분전 취소한 것에 대해 "무슨 겁이 나서 취소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 퇴임 기자회견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반발한 의원총회 취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총을 내일 여는 것과 원내대표 선출 이후에 여는 게 무슨 큰 차이가 있겠느냐"며 "(11일 예정됐던 의총은) 제가 그 전날밤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취소 의사표시를 했는데 수석부대표가 다른 의견을 듣느라 당일 점심 늦게 취소하는 바람에 오해를 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 나온 발언은 사후에 보고 받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김 비대위원장의 생각과 달랐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당 대선후보 교체를 주도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절차나 그 당시 국민과 당원 여론을 모두 감안해 진행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그 과정에 어떤 법적 하자도, 정무적 판단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최대 쟁점은 후보 단일화였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단일화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높았고, 김문수 후보도 당원과 국민들에게 수십차례 단일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당 지도부가 그 문제를 무시하면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저를 비롯한 지도부는 여론, 김 후보의 약속, 대선승리 가능성 모두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비대위 7명이 전원 찬성해서 단일화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했고 83%가 찬성했다"며 "그걸 무시하면 지도부가 직무유기한다고 했을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당헌당규가 규정하는 절차대로 당의 법률위원장이 검토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의견까지 듣고 절차대로 나간 것"이라며 "김 후보가 대통령 후보자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기각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그런데 마지막 당헌당규에 따라 대선후보를 확정하는 절차에 있어 당원들이 후보 교체에 대해 반대하는 바람에 김 후보로 확정된 것"이라며 "의원총회에서도 의원 64명중 60명이 후보교체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다만 새벽에 후보교체를 한건 후보를 5월10일까지 등록해야하는데 그날 등록하려면 하루의 여론조사기간이 필요하다"며 "그걸 역산하니 새벽에 비대위를 열 수 밖에 없었다. 적극적으로 해명했어야했는데 우리는 중립을 지켜야하니까 못했다"고 했다.

그는 거듭 새벽에 후보교체를 한 것에 대해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했다"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의 공과에 대해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잘한 점이 뭐가 있겠느냐"면서도 "굳이 꼽자면 당이 분열되지 않고 하나로 통합하려고 노력한 게 스스로 봐도 잘한 점이 아닌가한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정치인 한동훈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윤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께서 20여년간 함께 검사생활을 하다보니 제가 보기에는 두 분 캐릭터나 업무스타일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평가한다"며 "한 전 대표께서 조금 더 소통과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고, 이 당의 조직원들과의 의사조율을 통해 타협하는 자세를 배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3년 전에 치른 대선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을 영입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3년 전 당의 경쟁력 있는 대권 후보가 없었고, 그런 차원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당으로 영입해 정권교체를 이룬 점에 대해서는 후회한 바 없다"며 "그때는 그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당과 일체의 상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점에 있어서는 잘못된 것이고, 그게 이번 대선 최대의 패착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당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는 것에 대해 "이미 은퇴하신 분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후보 단일화 문제로 위헌정당 해산 요건에 해당한다는 건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모두발언에서 계엄 사태 이후 '탄핵 반대' 당론을 채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단일대오를 유지하며 탄핵소추안 통과를 최대한 늦추려 했다"며 "당시에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이 남아있었다.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판결이었고 공정한 판결을 기대하며 탄핵소추안 통과를 늦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는 "과거 우리는 친이·친박의 갈등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다. 최근까지도 친윤·친한의 갈등으로 참 힘들었다"며 "이번 대선 때 김문수 후보의 요청으로 '계파 불용'을 당헌에 신규로 넣은 것은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각오였다. 차기 지도부가 우리 당의 아픔을 잘 치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