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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며칠간 이어온 협상에서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맡을지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협상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위원장이 공석인 상임위는 예결위원회, 법사위원회, 운영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모두 5곳이다. 그중에서 기재위를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에서 맡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합의한 원구성 협의에 따른 결과다.
국민의힘은 6·3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됐기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원장 중 특히 법사위는 국회의장을 배출 안 한 2당이 하는 것이 국회 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을 고려해 민주당이 재고해 줄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뉴시스 통화에서 "법사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을 가져오게 된다면 나머지 상임위원장은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면 외교통일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보위원장도 민주당에 넘겨줄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그는 "국민의힘이 여당이었을 때도 입법독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 정권을 가진 상황에서 법사위원장까지 가지고 있다면 일당독재로 갈 우려가 크다.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상임위원장 조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같은 주장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현재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넘겨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법사위원장을 넘겨줄 경우 쟁점 법안 처리에서 자칫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은 데다가, 지지층에서 강하게 반발할 수 있어 국민의힘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양당에 오는 26일 본회의 전까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한 예결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여야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지만 민주당이 오는 27일 본회의를 열어 예결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