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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방·외교부 등 11개 부처 장관 후보를 발표하며 조각에 속도를 내왔다. 이재명 정부 첫 내각 발표엔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5명이 포함됐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6명으로 늘어난다.
64년 만에 첫 민간인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5선 안규백 의원을 비롯해 5선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3선의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재선의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모두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재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다.
이날 추가 인선 발표에서도 5선의 정성호 의원과 윤호중 의원이 각각 법무·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 18개 정부 부처 중 의원 겸직 장관이 8명인 셈이다. 국토교통부 장관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공석인 가운데 국토부 장관의 경우 맹성규·문진석 의원 등 현역 의원이 물망에 올라 정치인 장관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새 정부 장관 인선에서 현역 의원들이 대거 발탁된 것과 관련해 "(현역 의원 숫자가) 많거나 적다고 답변하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호흡한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례없이 인수위원회 없이 이 정권을 맡았다"며 "한미 관세 협상이나 여러 가지 막중한 현안 속에서 인사를 긴급하게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당과 대통령실이 하나가 돼서 지금까지 호흡한 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 면에서 현직 정치인이 발탁된 것은 혼연일체로 뛰겠다는 것으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이전 정부에서도 이 같은 '정치인 장관'들은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60일간의 대통력직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 중 의원 겸직 장관은 6명이었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국정을 안정시키고, 핵심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려는 조처로 풀이되지만 행정부와 여당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역 의원이 다수 포함됐지만 친명 색채가 짙은 인사들은 최대한 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드 인사라기 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현역을 기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인이 많이 중용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배경훈 LG AI 연구원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로 한성숙 네이버 전 대표이사를 지명한 데 이어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낙점했다. 실물 경제를 경험하고 실무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실무형 전문가를 선호하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