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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국빈 방문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열어 '한-베트남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베트남 정상이 방한한 것은 2014년 이후 11년 만으로, 이재명 정부 출범 후 67일 만의 첫 국빈 방문이다.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서로의 3위 교역국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베트남은 대한민국에 매우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대한민국 입장에서도 세 번째 무역 국가인 베트남의 성장과 발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방문은 한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뒤 첫 국빈 방문"이라며 "그만큼 대한민국이 베트남을 중히 여긴다는 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1만개 이상 베트남에 진출했고, 베트남 국민 수만 명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특별한 관계"라며 "앞으로도 양국 정부가 각국에 나가 있는 기업과 국민의 안전 및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각별히 배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베트남과 대한민국 국민 교류 규모가 연간 500만명에 이르고, 대한민국 국민과 베트남 국민의 결혼은 10만쌍가량"이라며 "베트남과 한국은 '사돈의 나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럼 서기장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 후 첫 국빈 초청을 받아 영광스럽다"며 "이 대통령의 명성과 전략적 비전을 보면서 이 대통령이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만들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직접 투자와 관광에서 1위, 개발협력 분야에서 2위, 무역·노동협력에서 3위를 차지한다"며 "특히 국방
럼 서기장은 "양국의 협력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진취적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며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이를 통해 역내 및 세계 평화, 안전, 협력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안보·교역·첨단기술·에너지 등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노력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 발표에서 "저와 당서기장님은 세계질서 변화에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글로벌 책임 강국을 지향하는 대한민국과 2045년 고소득 선진국 진입을 추구하는 베트남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러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전방위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외교·안보·국방 분야에서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한다. 양국은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다양한 계기를 활용해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경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APEC 정상회의에 베트남 측의 참석을 요청했고, 럼 서기장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올해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기준 양국 교역액은 867억 달러다.
양국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약 1만개의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의 경제 발전과 양국 간 상생 협력에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고, 이 대통령은 베트남 내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양국은 전략적 중요성이 큰 원전, 고속철도, 신도시 개발 등 대규모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의 신규 원전 건설사업과 북남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 대형 국책 사업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현대화된 교통·물류 체계 구축을 위해 중요하다"며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협력 사례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럼 서기장은 "한국 기업의 뛰어난 경쟁력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한국의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첨단·과학기술, 재생에너지, 핵심광물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 인공지능(AI), 바이오, 에너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전력망 확충과 스마트그리드 개발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베트남의 풍부한 희토류 자원과 한국의 기술을 결합해 핵심 광물 분야에서도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조성되는 한-베트남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중심으로 핵심 광물의 수급·가공·활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긴밀한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굳건한 평화를 바탕으로 남북이 공존하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당서기장님 등 베트남 측의 각별한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럼 서기장은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고자 하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했다.
양국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10여건의 협력문서에 서명했다.
양국 간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연구자 등 인적 교류 촉진 등을 담은 과학기술 협력 양해각서(MOU)와 문화산업 분야 협력,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침해 방지와 보호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분야 교류 협력 MOU, 태양광·풍력·바이오 등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재생에너지 협력 MOU을 체결했다.
원전 분야 인력양성 협력 MOU, 평택시와 다낭시 간 우호협력 관계 확대·발전을 위한 MOU, 인력 송출 및 도입에 관한 MOU, 중앙은행 간 협력 MOU, 금융감독당국 간 협력 MOU, 교육 협력 MOU에 대한 보충 약정 등도 맺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6시30분 럼 서기장을 초청해 국빈 만찬을 열 예정이다. 만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경제단체장·기업인들이 다수 참석한다.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배우 안재욱씨 등 문화·체육계 인사 등도 함께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