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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집값 하락기에는 상대적으로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부터 집값이 하락하고,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이 마지막까지 버티는 양상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강남발(發) 집값 조정 흐름이 성동, 마포, 동작 등 한강 벨트를 거쳐 서울 외곽지역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강남 지역에서 먼저 가격 하락이 시작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서울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과거 집값 상승기에는 강남에서 시작해 외곽으로 확산됐고, 하락기에는 외곽에서 먼저 떨어진 뒤 강남이 조정받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강화 기조에 나서면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매물이 늘어 가격 조정 압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정부의 잇단 압박 속에 나온 절세 매물과 차익 실현 매물이 증가하면서 강남지역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며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은 점차 주변 지역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첫째 주(2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0.11%에서 소폭 둔화됐다.
특히 송파구(-0.09%)·강남구(-0.07%)·서초구(-0.01%) 등 강남3구와 용산구(-0.05%)는 전주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한강 벨트 지역도 오름세가 둔화됐다. 동작구는 전주(0.05%) 대비 0.04%포인트 낮은 0.01% 상승에 그쳤다. 마포구 역시 전주 대비 0.06%포인트 낮은 0.13% 상승에 머물렀다. 성동구와 광진구는 각각 0.18% 상승했지만 전주 대비 상승 폭이 0.02%포인트 줄었고, 영등포구도 0.21%에서 0.17%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강남지역 주요 단지에서는 호가를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전용면적 202㎡)는 91억7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달 110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8억3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또 지난해 11월 38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한 대치동 은마아파트(전용면적 76㎡) 호가는 33억9000만원으로 약 4억원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달 대비 25% 급증하면서 전국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451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5만9606건) 대비 25% 증가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성동구가 1445건에서 2163건(49.6%)으로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강동구(2525건→4137건·46.4%), 성북구(1580건→2297건·45.3%), 동작구(1376건→1987건·44.4%), 마포구(1609건→2180건·35.4%) 등이 뒤를 이었다.
강남3구 매물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는 4226건에서 5602건(32.5%), 서초구는 6925건에서 8636건(24.7%), 강남구는 8314건에서 9720건(16.9%)으로 각각 늘었다.
강남지역은 단기간 급등한 만큼 하락 압력이 크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 조정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절세 매물이 나오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유세 인상까지 시사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도 나와 호가가 낮아졌다"며 "뒤늦게 투자 목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섰던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단기간에 매물이 늘었지만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
2026.03.11 (수) 1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