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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경우 젊은 사람과 다르게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건강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8일 대한응급의학회에 따르면, 전체 응급센터 방문자 중 15%가 65세 이상 고령자이며 해마다 그 비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응급실에 온 고령자의 36.5%가 입원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고령자의 응급상황은 젊은 사람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작은 문제가 짧은 시간 안에 큰 문제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의 경우 젊은 사람에게는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지만, 고령자에게는 가슴 통증 없이 숨이 차거나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 토하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뉴시스는 김준성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고령자가 처할 수 있는 응급상황과 대처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고령자 응급상황의 30%는 초기 증상을 단순한 노화로 여겨 진단이 지연된다. 이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쳐 예후가 악화될 뿐 아니라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회복 기간도 길어지게 된다. 따라서 평소의 몸 상태를 기준으로 변화 여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자 본인이 스스로 몸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함께 살거나 돌봄을 제공하는 보호자가 이를 인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 생긴 증상인지, 기존 증상의 변화인지 구분하는 것이다. 이는 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되며 시기와, 정도, 양상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증상이 서서히 변화하는 만성 악화와 달리 응급상황은 며칠 이내로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다. 증상의 강도나 세기가 만성일 때보다 더 강한 편이며 양상 자체가 급변하는 특징도 있다.
부모님이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투가 어눌해 지고 ▲한쪽 팔다리(편측) 감각·근력 저하 ▲극심한 두통 ▲가슴·복부 통증 ▲호흡곤란 호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김준성 교수는 "갑작스러운 기능, 인지, 습관 등의 변화는 응급상황의 신호일 수 있다"며 "평소 고령자의 상태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기록해 둔다면 적절한 시점에 대응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령자에게 흔한 응급상황으로는 심장질환, 낙상과 골절 등이 있다.
갑작스럽게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심장 질환은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발병한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며 관상동맥이 얼마나 많이 좁아져 있는가, 어느 부위의 혈관이 막히는가에 따라 증상의 정도와 치료 방식, 골든타임이 달라진다. 심장마비로 불리는 급성 심근경색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빠른 속도로 심장 근육이 죽어 가는 응급상황이다.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가슴통증이지만 고령자의 심근경색은 젊은 사람과 달리 전형적인 가슴 통증이 없거나 미약한 경우가 많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 나고 명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실제로 심장의 하벽 부위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상복부 통증으로 나타나 급성 위염이나 소화불량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또 갑자기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온몸에 힘이 빠진다. 평소 건강하던 고령자가 갑자기 피로를 호소하면 심장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고령자는 평균 5~7가지의 약물을 복용하며 이 중 상당수가 심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이다. 하지만 많은 고령자와 가족들이 약물 정보를 모르고 있어 응급상황에서 치료가 지연되거나 부적절한 처치로 이어질 수 있다.
고령자의 낙상도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손상이 가장 위협적이다. 혈관과 뼈, 내장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어 작은 충격에도 뇌출혈, 내장 파열, 골절, 척추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환들은 증상이 즉시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더 위험하다.
고관절 골절은 고령자에게 가장 치명적인 손상 중 하나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장기간의 침상 안정이 필요한데 이때 폐렴, 욕창, 혈전증, 근력 소실, 인지 기능 저하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고관절 골절을 당한 고령자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암 사망률보다 높은 수치다.
김준성 교수는 "낙상 후 통증이 있다면 절대 억지로 일어서면 안 된다. 불완전 골절이 완전 골절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골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다리를 들 수 있는지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지, 발목을 움직일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며 골절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고령자는 나이가 들면서 뇌가 위축돼 두개골과 뇌 사이의 공간이 넓어진다. 이로 인해 뇌와 두개골을 연결하는 혈관들이 늘어나 있어 작은 충격에도 혈관이 끊어지기 쉽다. 낙상에 의해 생기는 뇌출혈도 뇌 표면의 정맥이 끊어져 뇌와 두개골 사이에 피가 고이는 경막하 출혈의 위험이 높다.
지연성 뇌출혈은 외상 직후에는 출혈이 없다가 수 시간에서 수일 뒤에 발견되는 뇌출혈을 의미한다. 뇌에 피가 서서히 고이는 만큼 증상도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고령자에게 특히 위험하다.
처음에는 가벼운 두통이나 어지럼증 정도로 시작해 점차 의식 저하, 언어 장애, 마비 등으로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머리 외상 후 24~72시간을 가장 주의해야 한다.
이 동안은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고령자의 증상은 모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와 다르고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작은 변화가 관찰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는게 좋다.
김준성 교수는 "낙상 후 첫 5분은 환자의 향후 치료 결과를 좌우하는데 이 시간동안 올바른 응급처치를 시행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고 잘못된 처치를 하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며 "고령자는 뼈가 약하고 혈관이 부서지기 쉬워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2026.05.08 (금) 14: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