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사람이 만나 미래를 여는 곳, 현장 사람들이 전하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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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과 사람이 만나 미래를 여는 곳, 현장 사람들이 전하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이야기

누적 관람객 117만 명 돌파, 반환점 지난 섬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네 사람의 이야기

섬과 사람이 만나 미래를 여는 곳, 현장 사람들이 전하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이야기 (여수시 제공)
[나이스데이] 세계 최초 섬을 주제로 지난 9월 5일 개막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반환점을 지나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한 달여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거치며 13일 현재 누적 관람객 117만명을 돌파했다.

전시와 체험 콘텐츠가 보강되고 시민과 지역 기업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박람회장에도 새로운 활력이 더해졌다.

하지만 섬박람회의 의미를 관람객 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세계 최초로'섬'이라는 주제를 내건 이번 박람회가 던지는 질문은 보다 근본적이다.

우리는 그동안 섬을 어떻게 바라봐 왔으며 앞으로 섬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자연과 문화,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산으로 바라보고 그 가치를 세계와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박람회장에서 사람을 만나고 섬의 이야기를 전하며 관람객을 맞이하는 이들의 일상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국제교류섬에서 세계의 섬을 소개하는 참가자부터 박람회장을 지키는 시민 자원봉사자까지.

네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여수세계섬박람회가 만들어가고 있는 변화와 그 이후의 미래를 들여다봤다.

“유명한 섬만이 전부는 아니에요”세계의 섬과 여수가 만나는 곳 “필리핀에는 보라카이나 세부처럼 유명한 섬들이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섬들도 정말 많아요.”국제교류섬 필리핀관에서 만난 참가자인 파세노 니카 데시스 씨는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가진 의미를'새로운 섬을 발견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필리핀은 세계적인 해양관광국가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의 발길은 일부 유명 관광지에 집중돼 있다.

그가 소개한 민도로섬의 푸에르토 갈레라처럼 아름다운 산호초와 해양레저 자원을 보유하고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섬들도 많다.

홍콩과 상하이 등 여러 국제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여수에 오기 전만 해도 섬을 주제로 한 박람회가 이처럼 큰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필리핀의 섬과 바다에 관심을 보였고 스쿠버다이빙을 비롯한 해양레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그는 “섬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숙박과 음식점뿐 아니라 교통, 해양레저, 지역 특산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섬들의 가치를 어떻게 알릴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수에서의 경험도 특별했다.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여수에 365개의 섬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직접 장도를 방문하면서 여수의 섬이 지닌 매력을 경험했다.

“이번 박람회가 서로의 섬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필리핀과 여수가 서로의 섬을 여행하고 경험하는 관광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그의 바람에는 이번 섬박람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섬을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로 바라보는 데서 나아가, 세계의 섬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관광과 경제, 문화로 연결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여수에서 하는 일이니까 끝까지 함께해야죠”40년 봉사의 손길로 지키는 박람회 세계의 섬들의 만남을 현장에서 뒷받침하는 사람들은 바로 여수 시민들이다.

박람회장 이순신 장군 체험 공간에서 만난 김희순 씨는 40년 가까이 지역 축제와 행사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온 시민이다.

여수거북선축제를 비롯한 지역 행사에서 오랫동안 봉사해 온 그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에 이어 이번 여수세계섬박람회에도 동료들과 함께 참여했다.

“2012년 엑스포 때도 우리 회원들이 안팎에서 봉사를 많이 했어요. 이제는 회원들이 나이가 많이 들었지만, 우리 여수에서 하는 일이니까 이번에도 해보자고 했죠.”김 씨가 활동하는 이순신 장군 체험 공간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찾는 곳이다.

관람객들은 이순신 장군의 의상을 입고 거북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며 여수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한다.

특히 어린이집 단체 관람객들이 장군 의상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그에게 큰 보람으로 남는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 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역시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개막 이후 한 달 넘게 현장을 지켜온 그에게 박람회장의 변화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개막 초기에는 관람객이 많지 않아 아쉬움도 있었지만,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연휴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어요. 서서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보람되죠.”그에게 이번 박람회는 특별한 보상을 기대하는 자리가 아니다.

자신이 살아온 지역에서 열리는 중요한 행사를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함께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이번 섬박람회에는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지역 기업과 예술인, 시민단체 등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무대를 채우는 재능기부부터 관람객을 맞이하는 봉사의 손길까지, 시민들의 참여가 박람회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힘이 되고 있다.

김 씨의 이야기는 세계의 섬을 연결하는 박람회가 지역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섬은 눈에 보이는 땅만이 아니다”생태의 가치를 전하는 해설사 여수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해 온 김숙연 씨는 지난 9월 19일부터 해양생태섬에서 도슨트로 활동하며 관람객들에게 바다와 생태계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여수 시민이자 해설사로서 세계 최초의 섬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평소 미술과 전시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도슨트 모집 소식을 듣고 직접 참여를 신청했다.

그가 관람객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섬의 아름다운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해조류의 생태와 해마의 번식 방식, 다양한 해양생물의 특징을 설명하면서 바다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함께 이야기한다.

관람객들이 평소 알지 못했던 해양생물의 특성을 발견하고 관심을 보일 때면 해설사로서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김 씨가 관람객들에게 궁극적으로 전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생태 지식이 아니다.

우리가 자연과 어떻게 공존하며 미래세대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어떻게 해야 자연과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답을 알고 계시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실천이 아닐까요”그는 여수가 세계 최초로 섬을 주제로 박람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남다른 의미를 느꼈다고 한다.

섬을 바다 위에 떠 있는 육지가 아닌, 해양생태계와 인간의 삶 그리고 미래가 연결된 공간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섬에는 정말 많은 자원이 있어요.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은 섬의 일부분일 뿐이에요. 바다와 섬, 생태계와 우리의 미래가 모두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박람회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그의 이야기는 이번 박람회의 주제인'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섬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그곳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섬을 둘러싼 자연과 생태계를 이해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실천으로 이어질 때 더욱 의미가 커진다는 것이다.

“여수에서 부산을 만나다”지역을 넘어 이어지는 관광 교류 지난 7일 후반기 전시 개편과 함께 국제교류섬에 새롭게 문을 연 부산광역시 홍보관에서도 또 다른 연결의 가능성을 만날 수 있다.

부산광역시관광협회 관계자 차인건 씨는 이번 박람회 참가를 부산의 관광자원을 알리고 지역 간 교류를 확대할 기회로 바라봤다.

부산광역시관은 여수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부산의 대표 관광지와 음식, 축제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부산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이 1박 2일 동안 경험할 만한 주요 관광코스와 지역의 향토음식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차 씨는 세계 각국의 섬과 국내 지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박람회에 참여한다는 점을 특별하게 받아들였다.

부산과 여수는 모두 바다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해양관광도시다.

서로 다른 역사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바다를 활용한 관광산업과 지역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부산광역시관은 이러한 공통점을 바탕으로 여수에서 부산의 매력을 알리고 관람객들이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관광정보와 참여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참여는 섬박람회가 해외 섬 지역뿐 아니라 국내 해양도시들이 서로의 관광자원을 소개하고 새로운 교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여수에서 세계 각국의 섬을 만나고 동시에 국내 다른 지역의 문화와 관광자원까지 발견하는 것.

섬박람회를 통해 시작된 관심이 또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섬박람회 이후에도 이어져야 할 것, 사람과 섬의 연결 필리핀관 참가자에게 섬박람회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섬의 가치를 소개하고 새로운 관광 교류를 시작하는 기회였다.

오랜 시간 지역을 위해 봉사해 온 시민에게는 자신이 살아온 도시의 중요한 행사를 함께한다는 자부심이었고 해양생태섬 도슨트에게는 바다와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공존의 필요성을 전하는 현장이었다.

부산광역시관 관계자에게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알리고 새로운 교류 가능성을 발견하는 자리였다.

이들의 경험은 섬박람회가 전시를 관람하고 공연을 즐기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섬을 주제로 사람들이 모이고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가 만나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 사람은 서로 다른 자리에서 박람회를 경험하고 있지만, 그들의 이야기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섬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그 경험이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기후변화와 해양생태계 훼손 등 섬이 마주한 과제는 박람회 이후에도 계속된다.

세계의 섬들이 여수에서 나눈 경험과 고민이 지속적인 관심과 교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박람회 이후에도 남아야 할 것은 단순한 방문 기록이나 행사장의 시설만은 아니다.

오는 11월 4일 폐막까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남은 기간 동안에도 세계 각국의 섬 문화를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교류의 장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계의 섬을 향한 관심이 실제 방문과 교류로 이어지고 시민들이 발견한 해양생태의 가치가 일상 속 실천으로 확장되며 박람회를 함께 지켜온 시민들의 경험이 지역의 자산으로 남는 것.

그것이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다시 발견한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의미이자 앞으로 이어가야 할 가치다.

세계의 섬이 여수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 만남의 중심에는 섬의 가치를 전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이들이 있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여수세계섬박람회의 61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손태성 기자 sts8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