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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가 입버릇처럼 말하고 실무부서에서 늘 나오는 하소연이다. 중앙부처와의 협의 탓에 짧으면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 지연되는 일이 적잖아서다.
지난해초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남형 출생기본수당'도 그 중 하나다. 이 수당은 2024년 이후 전남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에게 1~18세, 18년 동안 매월 20만원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셋째 애까지 낳으면 최대 1억296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좋은 취지이지만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거치느라 사업 추진은 1년 가까이 지연됐다. 전남도가 부담해야 할 예산은 같은 해 8월 하순 협의를 마쳤지만 이후 22개 시·군 부담금 협의가 지연되면서 최종 협의는 해를 넘겨 마무리됐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이 같은 일은 해마다 되풀이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유사한 일은 다른 분야에서도 적지 않다.
이에 전남도가 꺼내든 카드가 특별자치도 설치고, 이를 법적으로 뒷받침하게 위해 특별법 제정이 추진 중이다.
특별법 제25조는 '저출생 대책에 대한 특례'를 규정하고 있다. 1항에서는 '도지사가 초저출생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저출생 대응 정책과 관련한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은 도지사에게 권한을 위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진 2항에서는 '국가는 1항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시행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특례를 통해 권한은 이양하고, 지원은 가능토록 해 지역 단위에서 속도감 있는 행정이 가능토록 하자는 취지다.
절박한 과제인 지방소멸 극복, 인구활력 증진과 관련한 특별법 규정은 모두 16개 장에 68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종합계획을 세우고, 공청회와 심의, 도의회 동의를 거치고 조례로 정하도록 했다.
우선 생활인구 유입·확대를 위해 저출생 대책 특례를 비롯해 '도지사가 요청하는 경우' 법무부장관은 외국인 장기체류 자격을 신설하고 고교·고등기술학교에 등록한 외국인에 대한 사증 발급 절차를 달리할 수 있도록 외국인 고교 유학생 특례를 명문화하고, 외국교육기관 설립·운영도 문턱을 낮췄다.
아울러 공간재생 등을 통해 농산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촌활력촉진특구 신설 지정·해제권을 도지사에게 부여하고 국가는 촉진특구에 대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도지사는 첨단 농식품 수출전문단지를 지정하고 전담기관을 설립하고,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산 농·축·수산물 공공급식 공급 지원 특례와 지방어항개발계획 수립·변경 특례도 함께 담았다.
문화·관광거점화를 위해 국제회의장, 박물관, 도서관, 대규모 공연장을 우선 설치 또는 유치할 수 있도록 하고,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도 도지사가 문화산업진흥지구를 지정·해제할 수 있도록 권한이양을 명시했다.
또 외국인투자 촉진을 위해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관광사업을 위한 외국인 최소 투자금액은 미화 5억 달러(한화 7150억원) 이상으로 제안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특별자치도 지위를 얻게 되면 지역 맞춤형 인구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문금주(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전남은 인구 감소와 유출 등으로 지속가능성에서 한계에 봉착했다"며 "특별자치도가 설치되면 지역적·경제적 특성을 살려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받아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기 제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특별할 것 없는 특별자치도'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입법 속도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며 "전라남특자도만의 특별성, 즉 전남 만의 새로운 분권과 자치에 대한 개념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2026.04.19 (일) 1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