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이준석, 주4.5일·원전 등 '李 공약' 맹공…이재명 "극단적·왜곡"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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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이준석, 주4.5일·원전 등 '李 공약' 맹공…이재명 "극단적·왜곡" 반박

김문수 "학계도 불가능하다 해" 이준석 "어떻게 빠진 사이비"
이 "극단적 주장·왜곡" "일도양단 문제 아냐" 잇단 해명
권영국, 김문수에 "내란 옹호, 출마 자격 없다…국민이 퇴출을"

[나이스데이]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18일 열린 첫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에 집중하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 두 후보의 협공에 이 후보는 본인의 정책과 공약을 해명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대선후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저성장 극복과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 '국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맞붙었다.

첫 토론은 경제 분야를 주제로 진행됐으나 AI(인공지능) 공약과 외교·안보 기조는 물론 주 4.5일제, 노란봉투법 등 노동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날 선 공방이 오갔다.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이재명 후보의 이른바 '호텔 경제론'과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이준석 후보는 '호텔 경제론'을 거론하며 "외상으로 소비하고 나중에 취소하면 경제가 돈다는 논리냐"며 "이런 주장은 베네수엘라나 짐바브웨 모델과 유사하다. 이것을 대한민국 경제에 적용하겠다고 들고 나온 것 자체가 대한민국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 예시일 뿐이며, 경제 순환의 승수효과를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준석 후보는 "경제 이론을 호도하면 안 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문수 후보는 "이미 학계에서도 '불가능하다' '안 된다' 다 나와 있다"라며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괜히 그냥 돈을 나눠준다든지 이런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거들었다.

김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는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고 해 파장이 컸다"며 "자영업자들을 모욕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원재룟값을 예로 든 것일 뿐, 전체 원가로 해석한 건 왜곡"이라고 응수했다.


임금감소 없는 주 4.5일제 추진을 두고도 충돌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임금의 감소가 없는 주 4.5일제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말 그대로 기업에게 부담을 다 넘기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당연히 임금 감소가 없이 4.5일제로 가야 된다. 앞으로 우리가 점진적으로 타협을 통해서 나아가야 된다"며 "방향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지금 확인한 것처럼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가 빠져 있다. 그냥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다"며 "원래 사람들이 어려울 때 옆에 사이비 종교가 다가오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형태의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후보의 외교관을 놓고도 붙었다. 김문수·이준석 후보는 '친 중국적'이라고 몰아세웠고, 이재명 후보는 실용주의 노선을 내세우며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최근 중국·대만에 관여 말고 '셰셰'(중국어로 고맙습니다)하면 된다고 해 비난받았다. 너무 친 중국적 입장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국익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과 중국의 분쟁에 우리가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를 '친중이다'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북한이 싸우면 어떠냐'는 식으로 나오면 곤란한 게 아니냐"며 "양안 관계에 상황이 발생하면 개입을 한다는 것이냐, 안 한다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재명 후보는 "일반적 사례와 특수 상황에 대한 사례를 구분하라"며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판단해야 하고, 그 판단 기준은 대한민국 국익이어야 한다. 외교 관계는 격변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성남시장 시절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주한중국대사의 협박성 발언에도 침묵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끔찍할 정도의 메시지를 (이 후보가) 계속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외교는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으로 발전·심화시켜야 하는 게 분명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도 중요하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외교는 실사구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원전 정책도 쟁점이 됐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원전을 짓지 않고 AI(인공지능) 3대 강국을 언급했는데 원전 늘리지 않고 어떻게 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 탈원전에 대해 잘못됐다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에너지 정책에 대해 원전이 필요하나, 안 하나 이렇게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원전도 필요하고 재생 에너지도 필요하고 다른 에너지도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AI 산업 발전을 위해선 김 후보 말대로 전력 확보가 중요하다. 어느 게 효율적인지는 드러나 있다"며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환경론자들 말에 너무 많이 휘둘려서 국가 대사를 판단하는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있다. 만약 집권하는 일이 생겨도 환경 카르텔 입장을 받아들여서 오히려 산업을 저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가세했다.

한편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계엄 사태를 정조준하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권 후보는 김 후보에게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옹호한 사람으로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이 퇴출시켜 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말씀이 과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은 잘못이고 제가 알았다면 당연히 말렸을 것"이라면서도 "내란이냐 여부는 현재 (형사) 재판 중이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판단(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권 후보는 "헌법재판소가 8 대 0으로 내란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비상계엄이 헌법 위반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며 "(김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 헌정질서를 유린했던 정부의 고용노동부 장관이었고 윤석열을 비호한 사람이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