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막 출범했는데 거세진 美 관세 압박…통상 당국, 대응책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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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새정부 막 출범했는데 거세진 美 관세 압박…통상 당국, 대응책 골몰

이재명,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미 간 대화 물꼬
'줄라이 패키지' 시한 임박…李 정부, 3차 기술협의 재개
美 "4일 최상의 안 제출" 압박…철강 관세 50%로 인상

[나이스데이] 미국 정부의 관세 협상 압박이 거세지면서, 통상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새 정부의 통상 기조에 맞춰 '줄라이 패키지(7월 포괄합의)' 협의를 이어가려 했으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몰아치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부담이 커진 것이다.

5일 정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추진했지만 시차 등을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대화의 물꼬가 트이진 못했지만 양국 정상간 통화 이후 한미 정상회담도 조만간 성사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국정 공백으로 인해 실무급에서만 협의가 진행된 만큼 최고위급 만남을 통해 본격적인 관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정부는 지난 4월 '재무·통상 2+2 협의'를 통해 상호관세 유예가 만료되는 다음 달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후 미국 정부와 실무급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진척이 이루어지진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장관급 면담에 이어 두차례 기술 협의를 진행한 이후, 3차 기술 협의는 차기 정부의 몫으로 미룬 바 있다.

당시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미국 정부도 한국의 차기 정부가 대선 이후에 출범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차기 정부에 보고하고 그 지침을 받아야 된다는 상황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며 "차기 정부 지침을 받고 나서 미국과 3차 기술 협의 일정을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는 사이 미국 정부는 무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비관세 장벽 철폐를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3월 USTR이 발간한 국가별 무역 장벽 보고서(NTE 보고서)를 인용하며 ▲30개월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제약 ▲약값 책정 정책 ▲무기 수입 시 기술 이전 요구 등 구체적으로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이다.

문제는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공세가 거세졌다는 점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모든 협상국에 4일(현지 시간)까지 '최상의 안'을 제시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서한의 내용에 대한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해당 내용을 시인했다.


더욱이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시부터 미국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 제품 관세가 50%로 인상됐다. 현행보다 관세가 25%포인트(p)나 높아지며 국내 업계에 미치는 충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정부와 큰 틀에서 무역 합의를 이룬 영국의 경우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25%만 부과된다. 사실상 협상력을 높이려는 조치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협상 시일이 임박하며 미국 정부의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이재명 정부의 통상 라인 인선에도 속도가 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산업부는 미국 정부로부터 서한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을 피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과 긴밀하게 협의 중인 상황이라 디테일한 내용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다"며 "행정 조직은 의사결정권자에게 보고하고 지침에 따라야 하기에, 새 정부와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