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300조·尹 1000조' 투자 발표한 재계…李 정부에선?
검색 입력폼
탑뉴스

'文 300조·尹 1000조' 투자 발표한 재계…李 정부에선?

李 대통령, 이번주 5대 그룹 총수·경제단체장 회동
주요 기업 이미 중장기 투자 진행중
3년만에 추가 투자 발표는 힘들 수 있어
신규 채용 확대 여부도 관심사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번주 회동하는 가운데 재계가 '투자 보따리'를 안길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주요 기업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규모 투자 또는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히며 새 정부 경제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데다 윤석열 정부 때 이미 장기 투자 계획을 대부분 발표한 만큼 추가 투자 발표는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주 13일께 재계 총수 및 경제단체장 등 주요 기업인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참석할 예정이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도 동석한다.

이전 정부에서 주요 기업들은 대통령과 첫 만남 이후 대규모 투자나 신규 채용 확대 같은 투자 보따리를 풀어왔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 SK, LG 등 10대 그룹이 1055조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당시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정보통신)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고, SK 247조원, LG 106조원, 현대차 63조원, 롯데 37조원, 한화 37조원 등 다른 기업들도 장기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에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당시 삼성이 3년간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SK 80조원, 현대차 23조원 등 300조원 규모의 기업 투자 계획이 공개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대통령과 10대 그룹 총수 오찬 회동 직후 30대 그룹이 15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도 기업들이 95조원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재명 정부의 경우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뚜렷하고, 이전 정부 출범 당시 이미 4~5년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만큼 더이상 눈에 띄는 투자 계획은 힘들 것이라고 관측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3년 전 발표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지금도 수행하고 있다"며 "3년만에 정권이 교체된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추가 투자안을 내놓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새 정부 경제 정책의 윤곽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새 정부의 투자 유치 정책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의 신규 채용 확대 여부는 좀 더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 청년 취업 지원에 대해 논의하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삼성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8만명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고, 문재인 정부 때도 채용 규모를 종전 2만명에서 4만명으로 늘린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주요 기업들의 신입사원 공채 감소세는 변수다. 경총이 지난 3월 발표한 '신규 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규 채용에서 '수시 채용'만 한다는 기업들 응답은 70.8%에 달했다. 이와 함께 올해 채용 규모가 '작년과 유사하다'는 응답이 50.7%, '작년보다 축소'가 9.2%였다.

국내 4대 그룹 중 신입사원 공채를 유지하는 기업은 삼성뿐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과 경제계 관계자들 회동은 일종의 상견례 성격과 동시에 대통령의 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기업 및 통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