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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강다니엘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일렁였다. 첫 월드투어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그는 가수로서, 작곡가로서 음악적 진화를 이뤄냈다. 그래서 자신이 누구인지 치열하게 찾아가는 강다니엘의 여정에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강다니엘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스위치22에서 열린 여섯 번째 미니 앨범 '글로우 투 헤이즈'(Glow to Haz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은 가수로서 보여드렸던 모습과 다르게 프로듀싱에도 참여하고, 제가 추구하는 음악 방향성과 메시지를 녹여냈다"고 말했다.
'글로우 투 헤이즈'는 한 때 찬란하게 빛났던 사랑이 퇴색되는 과정을 그린 앨범이다. 타이틀곡 '에피소드'(Episode)를 비롯해 팝과 알앤비를 연결한 '무비 스타'(Movie Star), 서정적인 기타 라인이 돋보이는 '원 콜 어웨이'(One Call Away), 묵직한 드럼 사운드가 인상적인 '리틀 비트 로스트'(Little Bit Lost) 등 5곡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에피소드'는 사랑의 설렘을 라틴 리듬과 알앤비(R&B) 장르로 표현한 노래로, 상대를 가장 뜨겁게 사랑할 때 나타나는 모습을 그렸다. 그는 이 곡을 타이틀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듣자마자 완전히 꽂혀 버렸다"며 "드럼은 라틴 톤이고, 벌스에선 유러피언 감성이 난다. 솔로 가수로서 잘 표현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는 폐예식장에서 촬영했다.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전작들과 달리 판타지 동화 같은 색다른 볼거리를 곳곳에 담았다. 사랑의 메신저로 변신한 강다니엘은 박물관 전시물들과 함께 춤을 추고 그들의 사랑을 이어준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오마주해보고 싶었어요. (촬영장이) 오래된 곳이었고 3층에서 야생동물도 많이 봤는데 한국에서 족제비를 처음 봤어요. 정말 크더라고요. 크기가 진짜 탁자만 했습니다."
강다니엘이 작곡한 '러브 게임'은 세 번째 트랙에 배치됐다. 곡 작업 과정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노랫말에 담았다. 그는 "예전에 작곡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최대한 피하려 했다"며 "그런데 여러가지 곡들을 많이 불러보고 들려드리다 보니까 '한 번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작사에서만 나올 수 없는 여러가지 표현이 있다 보니 이번 앨범에는 작곡가로서도 처음으로 들어가는 트랙이 생겼습니다. 그게 개인적으로 '새로운 챕터'가 아닐까 싶어요. 음악적으로는 이 앨범부터는 후작업 튠을 많이 안했어요. 후작업을 통해서 너무 많이 다듬다 보니까 제 목소리가 가진 장점이 오히려 퇴색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지만 강다니엘은 작곡 활동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추후에도 작곡가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러브 게임'이 살면서 처음 작곡을 시도해 본 곡은 아니다. 결이나 주제가 맞다면 나중에 제 앨범이나 싱글이 나올 때 작업한 결과물을 또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첫 월드투어에 나선 강다니엘은 빠듯한 일정 속에도 새 앨범 작업을 병행했다. 공연장으로 향할 때나 팬들과 만날 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정리한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발매할 수 있었다. 이제 일상에서도 영감을 얻는 타입이 됐다. 그는 "투어를 하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며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쫓기는 시간이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트랙이 많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그룹 '워너원'으로 시작해 어느덧 솔로 데뷔 7차에 접어든 강다니엘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그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고, 아쉬움도 있다"며 "나름 쌓아온 데이터와 내용을 보여 드리고 싶다. 장르적으로 국한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장점인 퍼포먼스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아이텐티티를 쌓아겠다는 포부다. 워커홀릭다운 답변이다.
1996년생인 강다니엘은 올해 하반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컴백 당시 "내년 여름이 끝날 때 쯤 입대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던 그는 이날 보다 구체적인 입대 시기를 언급하며 군백기를 예고했다. 그는 "원래는 더 일찍 가려고 했는데 가기 전에 뭔가 의미 있는 활동들을 최대한 남기고 가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이번 앨범을 비롯해 후속으로 나올 활동들도 많이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그의 무대를 볼 수 없지만 자신의 다음 무대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돌려줘야한다는 소명의식이다. "앞으로도 '누가 봐도 강다니엘이다'라는 저만의 아이덴티티가 묻어있는 작업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선 '얘 노래 좋네'라는 반응을 얻고 싶은 마음이에요."
강다니엘의 미니 6집 '글로우 투 헤이즈'는 이날 오후 6시 주요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