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유임' 송미령, 정권교체에도 살아남는다…농정 전문성·옅은 정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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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유임' 송미령, 정권교체에도 살아남는다…농정 전문성·옅은 정치색

정권교체 후 유임된 첫 장관…국민 통합 인사
부처 안팎 어리둥절…인사청문 절차 없을 예정
양곡법·한우법 등 부정적 입장 밝혀온 바 있어
"국정기획위 보고 때 양곡법 공약에 대안 제시"
"대통령 공약·과거 합의점 찾아낼 복안 있을 것"

[나이스데이] 윤석열 정부 마지막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송미령 장관이 이재명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게 되면서 정권 교체에도 살아남은 유일한 장관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송미령 장관은 새로 취임한 강형석 농식품부 차관과 합을 맞춰 이재명 정부의 농정 현안을 해결하고,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구상한다.

23일 대통령실 및 관련당국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이날 11개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가운데 송 장관이 유일하게 유임됐다.

당연히 새 장관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농식품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인사에 당황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인사청문 절차는 별도로 없을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선"이라며 "다만 통합이라는 의미로 접근한다면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청문은 장관으로서 적격한지를 확인하는 절차인데 이를 이미 통과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바뀌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유임된 적 있지만 여당이 바뀐 상황에서 장관직이 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전 정부 인사더라도 업무 능력을 최우선으로 인사에 반영한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능력 중심 인사, 국민 통합 인사'를 강조해왔다.

특히 송 장관은 농업·농촌 분야 연구에 몸담아온 학자 출신으로, 충남 논산 출신이고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며 뚜렷한 정치색을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다.

이 점이 이번 유임 배경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송 장관은 서울대에서 도시계획학 석사와 행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입사해 지역개발팀장, 농촌정책연구부장, 부원장을 거쳐 2016년부터 농업관측센터장을 맡았다. 이후 2023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 지명으로 농식품부 장관에 임명됐다.

특히 송 장관은 이 대통령의 공약인 '양곡관리법', '한우법' 등 농정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지만 정권 교체 직후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양곡법 대안을 제시하는 등 농정에 대한 이해도를 보여줬다는 전언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무회의 때 대통령이 장관님과 심도있는 토론을 많이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고 이번에 국정기획위원회 보고 때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 사항을 반영해서 양곡관리법도 타작물 재배 확대 등 대안을 제시한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오히려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송 장관이 계속 장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한 농식품부 과장급 공무원은 "정책의 연속성을 이어가는 측면에서는 적임자"라며 "정권이 바뀌었어도 두루두루 잘 소통해왔기에 외부 평이 굉장히 좋았다"고 전했다. 이어 "정권과 상관없이 업무를 실용적으로 접근하시고 소통에 강점을 갖기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하실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농식품부 관계자는 "직원들은 그동안 계속 맞춰온 합이 있어 유임에 대해 내부 직원들은 다 좋아할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과 과거의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은 장관님의 복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