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첫 관세 협의 착수…시기보단 상호윈윈 해결책 도출 목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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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첫 관세 협의 착수…시기보단 상호윈윈 해결책 도출 목표로

통상본부장, 美 USTR대표회담·실무협상 지원 예정
7월8일 협상 타결보다 새정부 전략·철학 반영 목표
상호관세 부과 유예가능성에는 "예단 어려운 상황"

[나이스데이] 이재명 정부의 대미 관세협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미간 윈윈(win-win)할 수 있는 해결책을 도출할 지 관심이다. 우리나라 협상단은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적, 상호호혜적 협상을 통해 한미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협상안을 만든다는 각오다.

앞서 한미 통상 당국이 7월 8일까지 '줄라이 패키지'를 도출한다는 계획에 얽매이지 않고 새정부의 전략과 철학을 반영해 협상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고려할 때 대미 협상 타결 시점은 예상보다 늦어질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다.

협상 타결이 늦어지면 자동차, 철강 등 일부 품목의 대미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품목별 관세 부과로 인해 5월까지 전년동기대비 16.6% 수출이 줄어들었는데 당분간은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22일 방미길에 오르면서 "새정부 들어 처음 양국의 통상 수장이 만나는 자리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익 중심의 실용주의에 방점을 두고 상호호혜적인 협상을 만들겠다는 선의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새정부 차원에서 큰 전략과 철학을 반영하는게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제 새롭게 시작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새정부의 국정철학과 한미관계의 상호호혜적 측면을 최대한 강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협상을 앞둔 여 본부장은 협상안 제안 및 타결 시점을 7월 8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 본부장은 출국 당시 "이제 줄라이 패키지라는 말은 쓸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미국 도착 이후엔 "전 정부에서 협상 추이 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줄라이라는 말을 붙였던 것으로 시점을 붙여서 하기보다는 그냥 패키지로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마감 시한을 두고 미국과의 협상을 진행할 경우 국익을 훼손하는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는 만큼 양국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고 그 안에서 실리를 챙긴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관세를 부과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이와 관련, 여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처음 장관급에서 미팅을 하는 것인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협상이 우리나라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간다면 상호관세 부과를 뒤로 미루고 협상을 지속하며 양국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미국의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될 수도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여 본부장은 일주일간 미국에 머물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회담하고, 24~26일간 이뤄지는 한미 3차 실무협의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여 본부장이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 부과 유예라는 약속을 얻어낸 뒤 대미 협상을 지속해 최선의 타협점을 찾는 것으로 모아진다.

미국이 대(對)이란 군사 대응 결정, 미 의회 감세안 논의,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 최근 관세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도 우리나라가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얻어낼 수 있다는 데 힘을 싣는 요소다.

미국으로부터 상호관세 유예를 얻어내더라도 대미 관세 협상이 예상보다 일찍 타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 우리나라 자동차와 철강 등 일부 품목의 대미 수출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자동차의 경우 3월 27억8000만 달러(-10.8%), 4월 28억9000만 달러(-19.6%), 5월 25억2000만 달러(-27.1%) 등 수출 하락세를 보이며 5월까지 16.6% 수출액이 감소했는데 향후에도 수출 하락세는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수출 타격도 본격화되고 있는 중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대미 수출액은 3월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지만 5월에는 3억27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6.3% 줄었다.

철강재의 경우 선주문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3~4월에는 대미 수출 타격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5월 이후부터는 뚜렷한 수출 감소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여 본부장은 철강, 자동차 등에 대한 미국의 품목 관세에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우리한테 굉장히 중요한데, 미국에서도 정치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상호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아서, 최대한 우리 업계에 도움이 될 방향을 찾아보겠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