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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NN은 지난 3일 영국 시민운동단체 '주4일제 재단'이 6개월간 진행한 주 4일제 근무 실험 결과를 전했다.
결과적으로 실험에 참여한 17개 기업 모두 실험 종료 후에도 주 4일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개월간 이뤄졌으며, 약 1000명의 직원이 기존과 같은 급여와 업무량을 유지하면서 주 4일제를 체험했다. 그 결과 일부 기업들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늘고, 병가 사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에 본사를 둔 소프트웨어 기업 브랜드파이프는 매출이 약 130% 급증했다. 제프 슬로터 브랜드파이프 CEO는 "이번 실험은 브랜드파이프에게 엄청난 성공이었다"며 "주 4일 근무는 기업이 시도해볼 만한 매우 훌륭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브랜드파이프를 포함해 수익 데이터를 제공한 4개 기업 가운데 1곳은 매출이 감소했으나, 나머지 3곳은 실험 직전 6개월과 비교해 실험 기간 동안 매출이 증가했다. 또 네 곳 모두 병가 및 개인 휴가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 4일제의 효과가 나타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영국에서 61개 기관이 참여한 대규모 실험에서 1년이 지난 후에도 대부분이 단축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 2022~2023년 진행된 유사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다만 해당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샌더스 영국 킹스칼리지 공공정책 교수는 이런 실험들이 '자기 선택(self-selection)' 편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실험에 참여한 기업들은 애초에 주 4일 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곳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단축 근무제가 동기 부여가 강한 기업들과 직원들에겐 잘 작동할 수 있지만, 다른 곳에선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4일제 재단 측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서 진행된 실험들은 다양한 산업군의 수백 개 기업이 참여했고, 이들은 열의와 헌신의 수준이 제각기 달랐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주 4.5일제에 대한 국내 시범 사업도 본격화됐다.
경기도에서는 민간기업 67곳과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등 68곳을 대상으로 임금 축소 없는 노동시간 단축제도를 적용키로 했다.
커리어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직장인 3576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 선호도를 물은 결과 86.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60.6%는 임금이 줄어도 주 4일 근무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전국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 4.5일제 도입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은 '소득 감소 또는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부담'(29.4%)이었다. 이어 '생산성 저하 및 업무 공백 발생'(25.4%), '업종·직군 간 형평성 문제'(24.0%) 등이 뒤를 이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