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윤리의식 요구되는데"…최동석 사과에도 비판 여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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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윤리의식 요구되는데"…최동석 사과에도 비판 여론 계속

"인사처장, 그 어떤 장관들보다 높은 윤리의식 요구"
"사과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논란 양산할 우려도"
與박범계도 "너무 험한 말 많아 민망하기 짝이 없어"

[나이스데이] 막말 논란에 휩싸인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더욱 신중한 언행을 하겠다"며 사과했지만 그를 둘러싼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 처장이 공직 인사와 윤리를 총괄하는 인사처의 수장으로 적합한 인물인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 처장은 한국은행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인사조직개혁팀장으로 일했고, 교보생명보험에서 인사조직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했다.

인사와 조직 관련 실무 경험을 인정 받아 이재명 정부 초대 인사처장에 발탁됐지만,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에서 그의 과거 발언들이 공개되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처장은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기획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해 거친 언사를 쏟아낸 사실도 잇따라 드러났다.

또 과거 저서에서 공직자들을 비판하기 위해 "정신지체 상태에 빠져있다"는 표현을 쓰거나 수동적인 공직자 행태를 발달장애 아동에 빗대기도 했다.

최 처장의 과거 발언들이 연일 도마에 오르면서 그가 공직 인재를 양성하는 기관 장으로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사처장은 공직 윤리·복무를 총괄하고 공무원 인사 및 공직 혁신을 이끄는 자리인데, 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학 교수는 "인사처장은 그 어떤 부처 장관들보다 높은 윤리의식과 공직자로서의 모범성이 요구되는 자리"라며 "막말 논란이 불거진 인물이 인사처장을 맡는다면 국민과 조직 모두 앞으로 공직개혁에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 처장의) 언행에 허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무슨 공직 혁신이 가능하겠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사과를 했다 하더라도, 그 문제의 근원이 품성과 윤리 의식에 있다면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공무원 인사 제도와 조직 전반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경험을 갖췄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잖다.

최 처장이 민간에서 오랜 기간 인사 경험을 쌓긴 했지만, 공공부문의 특수한 인사 제도와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 처장의 이력을 보면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자문관으로 일하고 정보통신부 장관 혁신자문위원 등을 맡기도 했으나, 그의 주요 활동 무대는 민간 기업이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최 처장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요새 유명해지고 있어 대단히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같은 날 저녁에도 사과문을 내고 "저의 비판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더욱 신중한 언행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직자의 자세를 갖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최 처장을 둘러싼 비판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최 처장에 대해 '우려스럽다'거나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 처장에 대해 "너무 험한 말들을 많이 해서 참으로 민망하기 짝이 없다"며 "(최 처장이) 대통령에게도 앞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잇따른 최 처장의 과거 발언 논란에 인사처 내부적으로도 사기가 저하된 분위기다. 인사처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모실 기관장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