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에 대미 협상도 난항…'설상가상' 수출 적신호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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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연휴에 대미 협상도 난항…'설상가상' 수출 적신호 켜졌다

10월 1~10일 수출 15.2% 감소…對美 43.4% 급락
대미 수출 2개월째 감소세…관세 정책 본격 영향
관세 부과 품목 車·철강·일반기계 등 일제히 하락
한미 관세 후속협상 답보 상태…불확실성 커지나
정부, 물밑 협상은 지속…"美, 새로운 대안 제시"
산업장관 "관세 후속협의 최선…네트워크 다변화"

[나이스데이] 예년보다 길었던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고 대미 후속 협상마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달 초 수출이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달 수출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산업통상부는 한미 관세 후속 협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전년보다 15.2% 감소한 130억 달러였다. 같은 기간 수입이 22.8%가 줄어든 13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 적자는 5억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이 감소한 건 대미 수출이 43.4%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최근 두 달 연속 대미 수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으로의 수출은 8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0% 감소했으며, 지난달 역시 1.4% 하락한 10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대미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가 적용된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지난달 대미 자동차 수출은 19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철강 수출도 2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14.7%나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따라 자동차·철강·알루미늄·구리·목재에 대해 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 이에 영향을 받아 일반기계도 지난달 8억3000만 달러 수출액을 기록하며 2.1% 줄었다.

문제는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답보 상태를 이어가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미국은 한국에 대한 국별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패키지 조성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액의 운용과 수익 배분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가 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스와프 체결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양국 간 물밑 협상은 지속 중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3일 "미국에서 새로운 대안을 들고 나왔다"며 "검토하고 있는 단계"고 설명했다.

결국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한, 이번 달 수출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산업부도 미국 관세 여파로 당분간 수출 흐름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품목 관세나 나라별 상호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감소 폭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달 실적이 좋기는 했지만 아직 관세에 대한 영향이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고 경기 흐름도 봐야 되기에 연말까지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추석 연휴가 평년보다 길어지면서 10월 기준 조업일수가 지난해 22일에서 올해 18일로 나흘 줄었다. 긴 연휴를 앞두고 선적 물량이 지난달로 앞당겨진 점을 고려하면, 올해 10월 수출은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산업부는 수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대미 후속 협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출 확대 및 국내 산업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구체적으로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 ▲무역금융 및 마케팅 등 지원 인프라 대폭 확충 ▲첨단산업·공급망 관련 외국인 투자 확대 ▲국가핵심기술 보호 강화 등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미국·중국·일본 등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신남방 등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로 협력 네트워크를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