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팀 파견' 백해룡 "불법단체" 반발…임은정 "사실 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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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합수팀 파견' 백해룡 "불법단체" 반발…임은정 "사실 좇겠다"

이재명 대통령, 백해룡 파견 등 수사 인력 보강 지시
檢 "수사 공정성 등 문제 소지…별도 수사팀 구성"
백해룡 "아무런 협의 없는 폭거…기가 막히다" 반발
임은정 진화 나서…"사실을 좇아 계속 가보겠다"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검찰·경찰 합동수사팀에 의혹 제기 당사자인 백해룡 경정을 파견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백 경정이 "영장청구권이 없는 백해룡의 손발을 모두 묶어버리는 국면이 됐다"며 "실질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해서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최소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파견되면 기존 수사팀이 아닌 별도의 수사팀을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 경정은 1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갑자기 인사발령을 냈다. 아무런 협의 없는 폭거"라며 "상당기간 동안 경찰 내부 동료들과 소통할 수 없는 환경에서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 내부 전산망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백해룡이 운영할 수 있는 수사팀이 강제로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대통령실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팀에 철저한 수사를 당부하며 ▲백 경정을 파견하는 등 수사 인력을 보강할 것 ▲필요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수사 검사를 추가할 것 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백 경정이 공개한 인사발령 통지서를 보면 경찰청은 오는 15일부터 한 달간 백 경정을 합동수사팀에 파견한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백 경정이 파견되면 별도 수사팀을 구성해 백 경정이 피해자가 아닌 2023년 인천지검 마약 밀수사건 의혹 등을 담당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동부지검은 "수사외압·은폐 의혹과 관련해 백 경정이 고발인 또는 피해자의 지위에 있다"며 "백 경정 본인이 고발한 사건 및 이와 관련된 사건을 '셀프수사' 하도록 하는 것은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야기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백 경정은 이에 대해 "불법단체 합수단 20명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고, 수사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도 모르는 누군가 4명을 받아 한쪽에 백해룡 수사팀(5명)을 붙여놓겠다는 것"이라며 "수사는 영장 없이 한발짝도 떼기 힘들다. 영장을 청구할 때 마약게이트 무마 혐의가 짙은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기가 막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약게이트 관련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성역없이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는 명령은 허망해보인다"며 "경찰지휘부와 검찰지휘부를 두텁게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하려는 사람을 선발할 수 있는 권한과 최소한의 인원(25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 경정은 서울동부지검이 입장문에서 "지난 6월 합동수사팀 출범 이후 인천세관, 경찰청, 주요 피의자들의 주거지, 마약 밀수 피의자들의 수용거실 등 총 28개 장소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과 마약 밀수범 16명 및 직권남용 피의자 6명 등 관련자를 입건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서울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주장한 수사팀 해체 및 교체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이미 4개월간 방대한 수사가 착실히 진행돼 합동수사팀장을 교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백 경정은 "수사관 10명이면 1개월이면 충분한 수사내용물을, 20명의 합수단이 4개월 동안 했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성과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며 "합수단은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치지 않은 '불법단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수단 단장은 마약 게이트를 덮어주고 승진한 사람"이라고 했다.

백 경정이 반발하고 나서자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임 지검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 역시 처음에는 이런저런 말들에 혹시나 싶어 합수팀을 색안경 끼고 지켜봤다"면서도 "거대한 의혹의 산더미를 묵묵히 파헤치며 단단하게 사실관계를 찾아가는 합수팀원들이 대견하다 못해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 등에서의 연이은 인력 차출로 검찰은 물론 경찰 역시 수사팀 보강이 쉽지 않은 상황인 듯 하고, 관련자 등 면면으로 인해 이런저런 우려와 기대 역시 많다"며 "공정성이나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단단하게 사실을 좇아 계속 가보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