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끈 부동산 시장…"특단의 공급대책 뒤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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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끈 부동산 시장…"특단의 공급대책 뒤따라야"

건설경기 침체 따른 입주물량 감소 본격화
내년 서울 입주물량, 평균 대비 20% 감소
"수도권 중심 공급 확대, 정책 일관성 중요"

[나이스데이] 10·15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으로 주춤하겠지만, 공급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시 상승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3년간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부터 수도권 입주물량 감소가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정부가 구체적인 주택공급 일정과 실행 계획을 조기에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10·15 대책에 따라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중원), 광명,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동안구), 용인(수지구), 의왕, 하남 등 12곳이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또 규제지역에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40%가 적용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정부는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세가 한강변 등 인근 지역으로 번지기 시작하자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에 이어 또 한번의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사실상 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매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당분간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3년간 이어진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줄면서 내년부터 입주물량 감소가 본격화한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조사한 아파트 입주물량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2만8885가구다. 이는 최근 10년(2014~2023년) 평균 입주 물량인 3만5797가구보다 약 20% 감소한 물량이다.

수도권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전월세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높아진 전월세값은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

정부가 10·15 대책으로 집값 상승세를 잠시 진정시켰지만,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집값 불안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성환 연구위원은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실행 계획을 조기에 제시해 시장이 '기다릴 수 있는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실수요자 대상 공급 확대와 공공·민간의 신속한 사업 추진을 통한 공급 정상화에 대해 정부의 실행 의지와 정책 일관성을 시장에 명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도 10·15 대책 발표 이후 신속한 공급 확대에 대한 시그널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이상경 제1차관 주재로 9·7 공급 대책 이행 점검 TF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수도권 공공택지, 유휴부지 등 도심 공급, 민간 공급 여건 개선, 부동산 시장 거래질서 확립 및 수요 관리 등 5대 분야별 세부 과제의 추진 현황 전반을 점검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공급을 늘려야지 수요 억제만으로는 한계'라는 지적도 일리 있는 말씀"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시장은 공급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비상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이어 "6·27과 10·15 대책이 벌어준 시간 안에 시장 안정을 이끌 실질적 공급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실수요자 여러분께서 느끼실 불편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