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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을 기반으로 하는 전지구적 위치 파악 시스템(GPS)의 위성 신호를 차단하거나 가짜 신호를 발신해 드론이 추락하게 만드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러시아군이 GPS 교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도 GPS 교란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정밀 표적 공격의 동의어처럼 여겨지던 GPS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GPS 교란이 손쉬운 것은 신호 강도가 매우 약한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군사용으로 더 강한 GPS 신호인 M-코드를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할 수신기 개발이 지연돼 왔다. 신호가 강해져도 교란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양자역학을 활용하는 새로운 GPS 개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호주의 스타트업 Q-CTRL과 미국의 사프란 페더럴 시스템스에 양자역학을 활용한 GPS 개발 용역을 발주했다.
지난달 호주의 작은 공항에서 소형 비행기가 이륙했다. 비행기에는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양자 센서가 실려 있었다.
Q-CTRL이 개발하는 ‘광 펌핑 자력계(optically pumped magnetometer)’라는 이름의 새 장치는 루비듐 금속의 원자에 레이저를 쏘아 원자의 내부 변화를 측정해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한 뒤 정밀한 지구 자기장 지도와 비교해 위치를 파악한다.
지구 자기장 지도에는 지구 표면 평균 자기장 세기의 굴곡이 정밀하게 표시돼 있다.
Q-CTRL의 마이클 비어척 설립자는 “산 속에서 지도와 지형을 대조하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비어척은, 비행기의 전자 장비를 모조리 태워 추락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에너지 펄스가 아니라면 원격으로 양자 자력계나 중력계를 교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양자센서는 충격에 취약한 것이 문제지만 Q-CTRL의 소프트웨어는 항공기의 진동 등이 일으키는 간섭을 제거해 특정 위치의 지구 자기장 강도를 정확히 측정해낸다.
비어척은 Q-CTRL이 양자 센서들을 비행기와 함정의 흔들림 속에서 140시간 동안 실험한 결과 오작동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위성을 이용하는 GPS가 개발되기 전부터 사용돼온 관성항법장치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오차가 누적돼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렇더라도 잠수함처럼 GPS 신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많이 사용된다.
Q-CTRL의 양자센서는 평균 오차범위가 20m 이내로 관성항법장치보다 정확도가 크게 높으며 장거리 이동에도 오차가 커지지 않는다.
GPS는 교란되지 않을 경우 평균 오차범위가 5m로 양자센서나 관성항법장치보다 훨씬 정확하다. 이에 따라 양자센서는 GPS가 교란될 경우에 백업 장치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Q-CTRL의 양자센서는 아직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유발 코헨 Q-CTRL 연구원은 양자 센서가 로켓 발사, 비행기 불시착 등 극단적 환경에서도 잘 작동할지를 테스트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정밀한 지구 자기장 지도가 항상 제공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으며 무엇보다 저가 드론에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제조비용을 낮출 수 있을 지가 문제다.
이에 따라 양자 센서가 아닌 다른 백업 장치도 개발되고 있다. 호주의 관성항법장치 회사 어드밴스드 내비게이션은 지면에 레이저를 쏘아 항공기의 3차원 속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관성항법장치와 함께 사용함으로서 장거리 오차를 줄이는 장치다.
뉴시스
2025.12.10 (수) 09: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