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 후배의 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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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선배가 후배의 길이 되다

광주동신여고, 졸업생 60명 모교로 돌아와

[나이스데이] 광주동신여자고등학교 졸업생 60여명이 후배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다시 모교를 찾았다.

대학과 학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배들이 직접 겪은 고민과 선택, 시행착오를 후배들과 나누면서 학교 안에서 세대와 세대를 잇는 진로교육의 장이 펼쳐졌다.

광주동신여자고등학교는 지난 8월 22일 오전 시부터 오후 2시까지 교내 체육관에서 졸업생 멘토 약 60명과 1·2·3학년 재학생 약 120명이 참여한 진로 멘토링 프로그램 ‘PATH FINDER - 성장을 잇는 시간’​을 운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불과 몇 년 전 같은 학교에서 진로와 진학을 고민했던 졸업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직접 들려주고 재학생들이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와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전국 여러 대학에 재학 중인 광주동신여고 졸업생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서울지역 대학을 비롯해 의·치·한·약·수 계열과 공학, 사범, 경영·경제, 인문·사회, 예체능, 사관학교 등 다양한 전공의 선배들이 한자리에 모여 후배들과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멘토링의 중심에는 대학 이름이나 입시 결과보다 선배들이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겪었던 ‘ 과정’ 이 있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진로에 따라 선배들과 2~3명 규모의 소그룹을 구성해 대학과 학과 선택 과정, 고교 시절 학습 방법, 슬럼프와 실패 경험, 진로를 결정하거나 변경했던 계기, 실제 대학생활 등에 대해 자유롭게 질문했다.

선배들도 자신의 성공 경험만을 들려주기보다 고교 시절 겪었던 고민과 시행착오,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간 과정 등을 솔직하게 공유했다.

불과 몇 년 전 같은 교실과 책상에서 비슷한 고민을 했던 선배들의 이야기는 재학생들에게 보다 현실적인 진로 정보로 다가갔다.

특히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같은 계열 내에서 멘토를 교체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해 학생들이 한 사람의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선배의 서로 다른 경험과 선택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일반적인 입시자료만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대학생활과 전공 선택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고 자신의 진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졸업생 약 60명과 재학생 약 120명이 참여하면서 학교 전체가 하나의 진로 네트워크로 연결됐다.

특히 졸업생들이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다시 학교를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가 배출한 졸업생이 다시 모교로 돌아와 다음 세대의 성장을 돕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재학생들에게 선배들은 자신의 미래를 가장 가까이에서 비춰볼 수 있는 현실적인 롤모델이 됐으며 졸업생들에게는 자신이 성장한 학교와 후배들에게 경험을 되돌려주는 기회가 됐다.
PATH FINDER는 대학 진학이나 입시 정보 제공에만 머물지 않았다.

학생들은 선배들에게 학습 방법과 대학·학과 선택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듣는 동시에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실패와 시행착오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대학 진학 이후 자신의 삶과 진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질문도 단순히 ‘어느 대학에 갈 것인가’에서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로 확장됐다.

‘길을 찾는 사람’을 뜻하는 행사명 ‘PATH FINDER’에도 학생들의 길을 학교가 대신 정해 주기보다 다양한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경험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과 방향을 발견하도록 돕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광주동신여고는 진학지도뿐 아니라 독서교육과 인성교육, 진로교육 등을 통해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교육활동을 이어왔다.

2024년에는 독서교육 우수학교로 선정됐으며 학교법인 동강학원도 학생들의 인성과 미래역량을 주요 교육 가치로 두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같은 해에는 스탠퍼드대학교 폴 킴 교수를 초청해 학생과 지역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특별 강연을 마련하는 등 학교의 교육 자원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했다.

이번 PATH FINDER 역시 이러한 교육 방향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외부 프로그램에만 의존하지 않고 학교가 오랜 시간 배출해 온 졸업생이라는 인적 자원을 재학생의 진로교육과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졸업생의 경험이 다시 재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학교가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진로교육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보여줬다.
행사를 준비한 광주동신여고 교사 김민식은 “학생들에게 진로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멀리 있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보다 불과 몇 년 전 자신과 같은 교실에서 같은 고민을 했던 선배의 이야기가 더 현실적인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60명이나 120명이라는 숫자에 있지 않다”며 “한 명의 선배가 한 명의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을 진심으로 나누고 그 만남을 통해 학생이 ‘나도 한번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 PATH FINDER를 시작한 이유”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오리엔테이션과 선후배 매칭을 시작으로 레크리에이션과 집중 멘토링, 계열별 멘토 교체 프로그램 순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여러 선배를 만나 각기 다른 경험과 조언을 들으며 자신의 관심 분야와 진로를 구체적으로 탐색했다.

광주동신여고는 이번 행사를 일회성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향후 참여 동문과 진로 분야를 확대해 ‘선배의 성장이 다시 후배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학교문화’​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전국 각지에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던 졸업생들이 다시 모교로 돌아와 후배들에게 건넨 것은 정해진 진로의 ‘정답’ 이 아니었다.

먼저 길을 걸으며 경험했던 선택과 실패, 시행착오 그리고 후배의 가능성을 응원하는 한마디였다.

선배의 오늘과 후배의 내일을 연결한 ‘PATH FINDER - 성장을 잇는 시간’은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진로교육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영욱 기자 nice5685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