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16조 담합' 석유화학사들, 가격인상 공문 순서까지 미리 정해"…37명 재판행
검색 입력폼
사회

檢 "'16조 담합' 석유화학사들, 가격인상 공문 순서까지 미리 정해"…37명 재판행

상무급 임원 2명 구속기소…16조원대 담합7개 업체 담합…가격 조정 시기 등 합의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가격과 입찰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석유화학사 6곳과 임직원 3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파악한 규모는 16조3961억원에 달한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국내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가격과 입찰가격 등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석유화학사 6곳과 임직원 3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파악한 규모는 16조3961억원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1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석유화학사 6곳과 대표이사 등 임직원 3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임직원 중 상무급 임원 2명은 구속기소 됐으며, 나머지 35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시장을 과점하는 7개 업체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석유화학 제품 8개의 공급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를 합의하거나 거래처 입찰에서 투찰가격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의 담합 대상 품목들은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재료다.

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과 하이포, TDI, ECH, 염소 등으로 각종 파이프와 전선피복, 반도체 소재, 수처리, 가구, 페인트용 방수도료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검찰은 "이번 담합행위를 통해 해당 품목들이 사용되는 산업 부문의 제조원가 상승을 연쇄적으로 초래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업체들이 주로 팀장급 모임을 통해 품목별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한 것으로 파악했다. 거래처에 담합 사실을 은닉하기 위해 가격 인상 공문을 보내는 순서까지 미리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매 입찰로 석유화학 제품을 사는 대형 거래처에 대해서는 각 업체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기존에 합의한 가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낙찰업체와 투찰가격을 합의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겸찰은 전했다.

검찰은 업체들이 각 사별 보고체계에 따라 담당자가 바뀌면 후임자를 경쟁업체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지속했고, 일부 업체는 경쟁업체 관계자들과의 회합을 전담하는 연락책 직원을 별도로 지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8월 5일 석유화학사 7곳의 사무실과 관련자 약 80명을 상대로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를 벌였다. 지난달 14일 고위 임원 8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들 중 2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기각된 6명에 대해서는 증거 대부분이 수집됐고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약 45일만에 역대 최대 규모의 담한 전모와 각 사 고위 임원이 범행에 가담한 구조적 범행을 규명했다"며 "개편되는 형사사법 체계에서도 중대범죄수사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관련 범죄에 지속적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