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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별곡 2 자연에 스미다’를 주제로 열리는 ‘제24회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가 오는 10월 23일 오후 5시 곡성 압록유원지에서 공식 개막한다.
지난 9월 22일부터 농촌의 삶과 생활도구를 예술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아카이브전, 농촌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모색한 콜로키움, 황금빛 논두렁을 무대로 전환한 패션쇼 등을 선보여 온 예술제는 이제 강과 숲, 꽃으로 무대를 넓히며 축제의 절정을 맞이한다.
이번 개막행사의 중심에는 곡성의 도깨비와 두꺼비 설화, 일본의 나마하게 전통을 현대적 신체예술로 재구성한 주제공연 With 도깨비 두꺼비가 있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방글라데시, 쿠바, 대만 등 국내외 예술가들은 신화와 의례, 전통음악과 현대적 신체표현, 디지털 미디어와 불의 예술을 넘나들며 생명의 회복과 평화, 정화와 상생을 기원하는 무대를 펼친다.
도깨비와 두꺼비, 인간을 돌보던 신화적 존재들이 다시 깨어나는 주제공연
곡성에는 오래전부터 인간의 삶을 지켜주고 돌보는 신비로운 존재들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효심 깊은 마천목 장군을 도와 어살을 만들었다는 도깨비 이야기와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냈다는 두꺼비 설화는 자연과 인간,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곡성의 독특한 문화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번 예술제는 이러한 지역의 설화를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던 신화적 존재들을 오늘의 예술 언어로 다시 불러내어, 그 안에 담긴 생명에 대한 경외와 공동체의 염원을 새롭게 해석한다.
2025년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도깨비잔치 일본의 전통 민속의례인 ‘나마하게’역시 이번 공연의 중요한 모티브다.
나마하게는 일본 아키타현 오가 지역에서 붉거나 푸른 가면과 짚으로 만든 옷을 착용한 이들이 해마다 섣달그믐 집집마다 방문해 게으름을 꾸짖고 액운을 쫓으며 새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이다.
이 의례는 2018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일본의 ‘라이호신’의례에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도깨비와 일본의 나마하게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니지만, 인간의 삶 속으로 찾아와 경계하고 일깨우며 안녕을 기원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접점을 이룬다.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두려움과 낯섦의 존재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다른 문화가 화해하는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다.
특히 일본의 신체예술 부토는 언어 이전의 표현이라 할 수 있는 몸의 감각과 움직임을 통해 문화와 국경의 경계를 허문다.
한국의 뮤지션들과 일본 예술가들의 협업은 곡성의 도깨비와 일본의 오니가 우정을 나누는 신화적 장면을 만들어내며 서로 다른 전통이 하나의 예술적 호흡으로 만나는 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 줌의 쌀에서 시작된 생명굿, 주민들이 함께 짓는 축제의 신화
개막행사는 곡성의 도깨비를 불러내는 섬진생명굿으로 시작된다.
제의적 퍼포먼스를 펼치는 한영애, 김서균, 양향진, 김평부 작가등이 참여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기원의 무대를 선보인다.
관객들과 함께하는 굿놀이는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물들을 두드리고 부딪치며 소리와 몸짓으로 신화적 존재들을 불러내는 참여형 퍼포먼스다.
익숙한 물건들이 예술의 도구로 변하고 관객의 몸짓과 소리가 더해지면서 공연장은 생명의 기운을 일깨우는 공동의 제의 공간으로 전환된다.
이 생명굿에는 예술가들의 퍼포먼스뿐 아니라 곡성 주민들의 정성이 함께 담긴다.
바로 ‘도깨비쌀 모으기’ 프로젝트다.
농촌에서 쌀은 단순한 식량이 아니다.
땅과 물, 햇빛과 바람, 농민의 노동이 함께 빚어낸 생명의 결실이며 오랜 세월 이웃과 나눔을 이어온 공동체의 상징이다.
SIEAF는 쌀의 이러한 의미에 주목해 주민들이 저마다 정성을 모으고 함께 기원하며 그 결실을 다시 나누는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농촌에 남아 있는 두레와 품앗이, 공동체적 나눔의 정신을 현대 실험예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레저문화센터와 곡성농협을 비롯한 7곳의 거점에서 진행된 도깨비쌀 모으기에는 주민과 관광객 약 100명이 참여했다.
이렇게 모인 쌀은 개막행사에서 떡과 술 등으로 나뉘어 공동체의 잔치로 이어진다.
누군가의 손에서 건네진 한 줌의 쌀이 또 다른 사람의 기쁨이 되는 순간, 주민들은 더 이상 축제의 관람객에 머물지 않는다.
예술가들과 함께 생명굿을 완성하는 공동 창작자가 된다.
평화에서 정화와 상생으로 세계 예술가들이 펼치는 신화적 시간
생명굿에 이어 대만 출신 서커스 퍼포머 Wu Haw Jong이 고난도 디아볼로 기술과 LED 빛을 결합한 화려한 무대로 축제의 열기를 끌어올린다.
이번 개막에는 특별히 방글라데시 누룰 하크 국무장관과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의 방문도 예정되어 있다.
이들은 예술제에 참가하는 자국 예술가 6명을 격려하고 국제 문화예술 교류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뜻을 전하기 위해 곡성을 찾는다.
방문단은 곡성의 사찰 성륜사와 동화정원을 둘러본 뒤 개막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농촌이라는 지역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국제 실험예술 교류가 국가 간 문화적 우정으로 확장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글라데시의 현대무용수 3명과 마임 아티스트 3명은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넘어서는 몸의 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로즈박 작가 이어지는 ‘아트 도깨비’의 무대는 신화적 상상력을 더욱 확장한다.
엄예은은 공중과 지상을 넘나드는 에어리얼 퍼포먼스로 인간의 몸이 가진 한계와 자유를 표현하고 하냥살이는 밤하늘에 흩날리는 낙화불꽃으로 소멸과 생성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SAIPA는 불을 매개로 한 강렬한 파이어 퍼포먼스로 원초적인 생명의 에너지를 불러낸다.
다음은 ‘정화’의 무대다.
스스로를 ‘북쟁이’라 부르는 성상식은 원형적 감성을 품은 독창적인 대북 연주로 대지의 울림을 깨운다.
여기에 김윤정의 검무가 더해지며 북의 진동과 춤의 기운은 낡은 것을 씻어내고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는 제의적 장면으로 확장된다.
이어 ‘기원과 상생’의 무대에서는 국악 기반 월드뮤직 그룹 더튠과 쿠바 아티스트 기예르모가 만난다.
샤머니즘, 노동요, 전통장단 등 한국 전통음악의 모티브를 현대적 감수성으로 재구성하는 더튠은 보컬과 타악, 건반, 태평소의 독특한 조화를 통해 강렬한 음악적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기예르모의 목소리가 더해지는이 무대는 서로 다른 문화의 생명 감각이 만나 인간과 자연, 모든 존재의 안녕과 상생을 기원하는 시간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신동원과 퍼포먼스 아티스트 모지민의 협업은 또 다른 차원의 도깨비를 탄생시킨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픽셀의 초현실적 이미지 속에서 모지민은 강렬한 색채와 신체적 표현으로 도깨비의 부활을 형상화한다.
기술이 만들어낸 비물질적 세계와 인간의 살아 있는 몸이 충돌하고 어우러지는이 무대는 인간과 자연, 모든 생명체의 상생을 기원하는 현대적 의례가 된다.
개막의 주제공연 With 도깨비 두꺼비 에서는 일본 PAA그룹의 부토 아티스트 6명과 한국의 다원예술그룹 ONENESS가 협업한다.
한국과 일본의 자연관과 의례적 전통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대승적 화합을 그려내는이 공연은 몸과 소리, 움직임을 통해 국경과 지역, 언어의 경계를 넘나든다.
도깨비와 오니가 서로를 마주하고 낯선 몸짓이 하나의 호흡을 만들어가는 순간, 신화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묻는 새로운 예술적 언어가 된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모지민 작가 아리랑의 삶, 먹의 도깨비, 그리고 모두가 하나 되는 조화의 무대
주제공연 이후에는 ‘조화’를 주제로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이어진다.
오현아, 모로코 아티스트 OMAR, 조영란이 소리와 춤으로 서로 다른 문화와 감각이 만나는 무대를 마련한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은 한국인의 삶과 애환이 담긴 정선아리랑을 통해 이번 축제의 또 다른 정서를 펼쳐 보인다.
정선아리랑은 산과 강을 따라 살아온 사람들의 노동과 사랑, 이별과 기다림이 켜켜이 쌓인 삶의 노래다.
한 사람의 소리에서 시작해 오랜 세월 공동체의 기억으로 전해져 온 아리랑의 정신은 섬진강을 따라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를 예술로 엮어가는 이번 예술제의 지향과도 맞닿아 있다.
퍼포먼스 아티스트 성백은 한국 전통의 먹을 활용한 라이브 페인팅으로 도깨비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특히 입을 이용한 독창적 표현 방식으로 그려내는 도깨비는 예술가의 신체와 재료, 우연성이 함께 만들어내는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될 예정이다.
대만의 Wu Haw Jong은 디아볼로와 물감을 결합한 디아볼로 페인팅을 선보인다.
현란한 서커스 기술이 물감의 흔적을 남기는 시각예술로 전환되는 순간, 공연과 회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관객과의 유쾌한 교감이 이루어진다.
이어지는 ‘心身풀이’무대는 역동적인 공연의 에너지를 내면의 울림으로 전환한다.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토케토리팀은 어쿠스틱 뉴웨이브 민요와 월드뮤직을 선보이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내는 명상적 음악의 시간을 마련한다.
이렇게 도깨비를 불러낸 신화적 시간이 서서히 저물면, 개막행사는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도깨비 댄스파티’로 마무리된다.
동서양 악기의 즉흥연주에 예술가와 주민, 관객들의 자유로운 춤이 더해지는 마지막 장면은이 축제가 추구하는 공동체적 환희를 예술적 풍경으로 완성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축제를 일구는 곡성 사람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곡성여성단체장들 이번 개막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지역의 다양한 공동체 구성원들이다.
곡성군여성단체협의회, 대한적십자봉사회 곡성지회, 곡성여성라이온스협회, 곡성읍청년회 등은 축제의 준비와 현장 운영에 힘을 보태며 성공적인 개최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의 참여는 단순한 행사 지원을 넘어, 지역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스스로 축제의 주체가 되어 예술의 현장을 함께 가꾸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문 예술가의 창작과 주민의 생활 경험, 지역 공동체의 실천이 만나는이 현장은 곡성이 추구하는 농촌 유토피아형 예술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10월 24일 숲에 스미다 자연의 호흡과 예술이 공명하는 산소 콘서트
개막 다음 날인 10월 24일에는 옥과 묵은숲에서 ‘숲에 스미다’를 주제로 산소 콘서트가 열린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산소 콘서트는 숲이 품은 원초적 소리에 예술이 산소처럼 스며드는 공명의 무대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 새들의 울음, 나무와 흙이 품은 고요한 파장은 그 자체로 공연의 일부가 된다.
어쿠스틱 연주와 싱잉볼, 바라춤, 성악 등 다양한 예술적 파장이 숲의 자연음과 만나며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리와 자연이 만들어내는 소리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몽골의 설치미술가 Amarsaikhan과 퍼포먼스 작가 Nomad Wave를 비롯해 모로코의 Omar, 뉴질랜드의 Ian-John, 일본의 PAA그룹과 Sato Yukie, 쿠바의 Guillermo, 한국의 주스프로젝트, 박효진, 다음, 있다, 이순남, 서서희, 김경은 등이 참여한다.
숲은 이들에게 작품을 변화시키고 몸의 움직임과 소리의 결을 새롭게 만드는 살아 있는 협업자가 되어 자연과 인간이 본래 하나의 생명적 질서 안에 놓여 있음을 감각적으로 드러낸다.
같은 날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는 한국춤동작심리상담협회가 주관하는 ‘움직임 치유 워크숍’도 진행된다.
몸을 통해 자신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발견하는 워크숍은 산소 콘서트의 예술적 경험을 일상의 치유와 성찰로 확장한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신용구 작가 10월 25일 꽃에 스미다 동화정원이 거대한 공동 창작의 무대로
10월 25일에는 ‘꽃에 스미다’를 주제로 곡성 섬진강 동화정원에서 플라워 퍼레이드를 중심으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황화코스모스가 물결치는 정원은 이날 하나의 거대한 열린 무대가 된다.
이번 플라워 퍼레이드는 정해진 공연을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예술가, 주민, 지역 동호회, 관광객들이 직접 걷고 움직이며 꾸미는 과정 속에서 완성되는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다.
퍼레이드를 위한 꽃 소품 제작 체험을 비롯해 지역 동아리가 준비한 미술, 힐링, 놀이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이 단순한 관람객을 넘어 축제의 시각적 이미지와 움직임을 창조하는 주체가 되도록 구성됐다.
꽃과 의상, 몸짓과 소리, 사람과 자연이 하나의 풍경으로 결합되면서 동화정원의 생태적 경관 자체가 예술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국제 참여 예술가로는 몽골의 Amarsaikhan과 Nomad Wave, 대만의 Wu Haw Jong, 쿠바의 Guillermo가 함께한다.
국내에서는 로즈박, 광대세상, 서현호, 에코알프스요들클럽, TR마히나 훌라댄스, 타이거백, 춤추는 빠에야 등이 참여해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행사는 박광신과 오동수의 사회로 진행된다.
지역과 커뮤니티 참여 역시 축제의 중심을 이룬다.
전남과학대 시니어공연예술모델학과, 지금여기예술학교, 강빛중창단, 앵무새 이명수, 빛마루협동조합의 마카니 훌라춤·원예치유·하모니카·섬아들·슈팡 동아리와 싱잉볼팀, 폴라리스연구소, 꽃두레협동조합, 심신풀이, 꿈나래지역아동센터 등이 함께한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에코알프스 요들클럽 어린이부터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세대가 저마다의 몸짓과 감각으로 하나의 퍼레이드를 완성하는 모습은 공동체가 가진 다양성과 예술적 잠재력을 보여준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동화정원의 꽃과 사람들은 거대한 자연 속 작은 점들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 이라 불렀듯, 우주의 광대한 질서 속에서 인간의 존재는 작고 유한하다.
그러나 바로 그 작은 존재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움직일 때, 하나의 꽃밭은 공동체의 예술이 되고 찰나의 축제는 삶의 의미를 되묻는 시간이 된다.
플라워 퍼레이드는 자연에 스며든 인간의 작은 움직임들이 모여 어떻게 아름다운 공동의 풍경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예술적 실험이다.
예술가의 창작과 주민의 삶이 만나다 농촌 유토피아형 예술축제의 새로운 실험
2026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전문 예술가들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농촌의 일상과 연결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예술가의 창작적 시선은 농촌의 익숙한 사물과 공간을 새로운 예술적 언어로 바꾸고 주민들이 오랫동안 축적해 온 삶의 경험과 생활의 지혜는 다시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농업용 그물망이 의상으로 바뀌고 모판과 농기구가 전시의 도구가 되며 주민들이 직접 의상을 제작하고 논두렁 위를 걷는 모습은 이러한 교류가 만들어낸 구체적인 장면들이다.
지난 10월 10일 열린 논두렁 패션쇼에서는 농민의 일터가 런웨이로 변신했고 어린이와 시니어 모델들이 전문 예술가들과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아카이브전은 오래된 농기구와 생활도구에 깃든 농촌의 시간을 오늘의 예술적 시선으로 다시 읽었으며 콜로키움은 문화예술을 통해 농촌의 미래를 어떻게 새롭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담론의 장을 열었다.
이제 개막행사와 산소 콘서트, 플라워 퍼레이드는 이러한 시도를 강과 숲, 정원이라는 자연의 공간으로 확장한다.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완성된 작품을 지역에 일방적으로 선보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사람과 자원, 이야기와 기억을 창작의 과정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전문 예술가의 예술적 언어와 주민의 생활 경험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창작의 방식이 탄생하는 것이다.
2026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_논두렁패션쇼_마카니 훌라댄스 동아리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농촌의 미래를 상상하는 글로컬 예술 플랫폼
SIEAF는 올해를 출발점으로 향후 3개년에 걸쳐 농촌 유토피아형 예술축제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6년은 주민 참여형 예술 프로그램의 정착과 창작의 기반을 마련하는 해다.
곡성의 농산물과 자연 소재, 지역 공동체의 생활문화를 예술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주민들이 관람자에서 공동 창작자로 변화하는 첫걸음을 내딛는다.
올해 논두렁 패션쇼에 참여한 어린이와 시니어 모델, 의상 제작을 도운 지역 동아리, 도깨비쌀을 모은 청년회와 마을 주민들의 활동은 이러한 전환이 이미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7년에는 주민 참여 구조를 마을 단위로 확장한다.
주민 모델과 지역 동호회, 농민단체, 청소년 창작팀 등이 프로그램의 일부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며 해외 예술가들과 주민의 공동창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축제 아카이브와 국제 공동창작, 농촌 예술관광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글로컬 농촌예술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강과 숲, 논과 밭, 정원과 마을이 지속적인 예술 생산의 현장이 되고 창작과 교육, 문화관광과 지역 공동체의 삶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번화한 도시에서 제주 자연으로 다시 곡성의 강과 숲, 논과 마을로 예술의 현장을 옮겨온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고자 한다.
예술이 농촌을 일시적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 속에 예술이 스며들고 그 경험이 다시 공동체의 문화적 자산으로 축적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꾼다.
그것은 예술가의 상상력과 주민의 삶이 서로를 발견하고 익숙한 일상을 낯선 가능성으로 바꾸며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새롭게 창조하는 과정이다.
논이 런웨이가 되고 농기구가 예술이 되며 한 줌의 쌀이 공동체의 잔치가 되는 곳.
곡성의 도깨비가 다시 깨어나는 것은 오래된 신화가 돌아오는 일만은 아니다.
그것은 예술을 통해 오늘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서로의 존재를 돌보며 아직 오지 않은 농촌의 미래를 함께 창조하는 일이다.
2026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는 그 새로운 신화의 첫 장을 곡성의 주민들과 함께 써 내려가고 있다.
이 행사는 한국실험예술정신가 주최하고 섬진강국제실험예술제 운영위원회가 주관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곡성군이 후원하고 풀무원이 협찬한다.
이경식 기자 jeill5573@naver.com
2026.10.22 (목) 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