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능력 보유' 발언, 사실상 北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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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핵 능력 보유' 발언, 사실상 北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 "트럼프 원한다면 김정은 나올 것"
"북미정상회담 개최해 관계 개선한다면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
"한국, 부정적 반응할 필요 없어…'北 압력 강화' 보수계 주장 한해"

[나이스데이] 주러시아 공사를 지낸 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핵 능력을 보유했다고 발언한 일을 놓고 사실상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소장은 23일(현지 시간) 공개된 타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 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한 것은 북한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운동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거론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면 그 과정에 장애물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양국 관계가 개선된다면 이는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북한을 향한 포용이 전략적으로 유리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실제로 한미일 3각 동맹을 추진해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객관적으로 말해서 한국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면서 "한국의 보수계가 보통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북한에 압력을 높이라고 미국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해 말 계엄령을 선포해 중대한 정치적 실수를 저지른 윤석열 대통령이 곧 직위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와 관련해 새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잘 지냈으며 앞으로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사흘 전 취임식 뒤 오벌오피스에서 김 위원장과 잘 지냈다면서 핵 능력을 보유했다고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1기 임기 때인 2018년과 2019년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난 바 있다.

해당 발언 뒤로 일부 한국 전문가를 중심으로 미국이 북한과 협상에서 비핵화를 추구하는 '빅딜' 대신 핵 군축이나 동결 같은 '스몰딜'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에서는 다시금 독자적 핵무장론이 부상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끊임없는 위협 때문에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표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미국 진영 확장 억지로부터 자위권 차원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