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안 돌아오면 잘라"-일부 25학번 "수업 안 가"…의대 갈등 격화
검색 입력폼
사회

대학 "안 돌아오면 잘라"-일부 25학번 "수업 안 가"…의대 갈등 격화

수도권 중심 미복귀 학생 제적 시사 의대 늘어
연대 이어 서울대·고려대도…휴학 심사 강화하기도
차의과학대 25학번 "전원 수업 거부 통참 결정"
작년 의대 1학년 3111명 중 15.4% 제적·유급 처리
이주호 "학생 복학이 최우선…의료개혁 후퇴 아냐"

[나이스데이] 의과대학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미복귀 학생에 대한 제적 또는 유급 처리 방침을 공지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대학의 엄정 대응 기조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업 복귀 흐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채 학내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13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복귀 학생에 대한 제적 조치를 시사하는 의대가 늘고 있다.

연세대는 가장 먼저 미복귀 의대생에 대한 제적 조치를 시사했다. 미등록 휴학 신청자에게는 오는 24일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가 발송될 예정이다. 오는 24일 이후 추가 복귀 일정은 없다고 통보했다.

서울대 의대도 교수들에게 27일까지 학생들이 휴학을 철회하고 복학원을 제출해 수업에 복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 오는 27일까지 복학원을 제출하지 않으면 '서울대학교 학칙'에 따라 비가역적인 미등록 제적 또는 유급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업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중징계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고려대도 미복귀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는 취지의 서한을 전달하며 최종 등록·복학 신청 마감 기한인 오는 21일까지 복귀를 호소했다.

차의과학대학교와 인하대 의대 등도 학칙에 따라 수강신청을 하지 않은 복학 불이행 학생들은 제적 처리한다는 방침을 공지했다.

휴학 심사 절차 자체를 강화하는 대학들도 있다.

동아대 의대는 지난 11일 학생들에게 일반휴학 신청자에 한해 휴학 승인심사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심사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휴학을 반려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대 의대는 지난 10일 휴학 신청 시 학칙과 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승인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학 신청 기한은 4월 11일까지로, 이전 수업은 결석 처리할 예정이다. 휴학 신청 시에는 학칙·규정을 엄격히 적용해 승인 예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기한 내 미복학, 미수강 신청, 미등록 시 당연 제적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가천대 의대는 유급으로 학기를 초과할 경우 초과 학기에 대한 장학금의 지급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순천향대 의대와 원광대 의대 등의 대학은 설득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어내는 '유화책'을 쓰고 있다. 전북대도 대학본부 차원의 의대지원위원회를 만들어 학생들의 복학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학생들의 뚜렷한 복귀 움직임을 찾아보긴 어렵다.

오히려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들은 지난 11일 인스타그램에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25학번 학생 일동 성명문'을 내고 휴학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우리 25학번 신입생들은 이번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로 비칠 수 있으나, 이는 본질적인 문제와는 무관하다"며 "단순한 개인적 이익이 아닌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와 국민 건강을 위해 예비의사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이번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단기적인 정책 시행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의료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해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미에서 전원 수업 거부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과 대학들이 제적·유급처리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유급·제적 절차를 밝히고 3개월 뒤 학칙 개정 절차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에 안 했다고 올해도 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나", "그때와 지금 의대 교수님들 입장이 달라보인다" 등 우려섞인 목소리도 포착되고 있다.

실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 요구한 자료를 보면 작년 의예과 1학년 재적생(재학생+휴학생) 가운데 유급·제적된 학생 비중은 14.9%에 달한다.

의예과 1학년 과정이 없는 차의과학대를 제외한 39개 의과대학 학생 3111명 중 464명이 유급 또는 제적됐다. 유급 처리한 대학 수는 7개 대한 153명이었으며, 제적 대학 수는 39개 대학 311명이었다.

정부는 지난 7일 이달 말까지 학생들이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달 말까지 입대, 임신·육아, 질병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한 모든 학생이 돌아와야 하며, 복귀하지 않을 경우 2026학년도 모집정원을 2000명 늘린 5058명 그대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 출석해 "의료개혁의 후퇴나 정지는 절대 아니다"라며 "이번에 학생들이 다 돌아온다면 의료계 학생들 또 전공의들, 교수님들, 의사분들과 다 충분히 소통하고 함께 좋은 방안을 만들어내고 실행을 하는 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