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고별전·감독 데뷔전' 김연경 "시원섭섭…이제 푹 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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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고별전·감독 데뷔전' 김연경 "시원섭섭…이제 푹 쉴 것

세계올스타전으로 코트와 작별 인사
"미래에 지도자 생각도 있어…해보니 쉽지 않더라"

[나이스데이] 선수로서 고별전과 감독으로서 데뷔전을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이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KYK 인비테이셔널 2025 둘째 날 세계올스타 간 맞대결을 끝으로 정든 코트와 작별했다.

이날 김연경은 '팀 스타'팀의 선수 겸 감독으로 팬들과 만났다.

1세트와 3세트는 '감독 데뷔전'을 치렀고, 2세트와 4세트는 '선수 김연경'으로 활약했다.

김연경은 단 2세트만 뛰며 11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한 세트당 20점씩이고, 누적 점수 80점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연경이 이끈 팀 스타의 승리로 세계올스타 간 맞대결이 끝난 뒤 김연경은 이날 경기를 함께한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았다.

김연경은 경기 후 "코트 위에서 선수로 뛰는 것이 마지막이라 오늘만 기다렸다"며 "많은 분, 좋은 선수들 앞에서 은퇴식을 하게 돼 영광이다. 선수 생활은 끝이지만, 배구를 위해서 일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원섭섭하다. 다시는 배구 선수로 뛸 일은 없다. 이제 쉬고 싶다"며 "경기장 위에서 경기를 펼치는 건 다른 선수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눈시울을 붉힌 김연경은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다른 선수들을 보고 울컥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도 울고 다른 선수들도 울었다"며 "나보다 더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더라"고 했다.

감독으로 데뷔전을 치른 그는 "감독이 쉽지 않은 자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내 말을 잘 들어줘서 수월하게 감독을 할 수 있었다. 추후 지도자가 된다면 오늘이 가장 편한 날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지도자도 생각하고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됐다"고 덧붙였다.

작전판에 '엔조이(Enjoy)'라고 적은 김연경은 "선수들에게 이 문구를 보여주면서 즐기는 게임을 강조했다"며 "앞으로 어느 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지 모르겠다. 다양한 곳에 지인들이 있어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감독 김연경의 지도를 받은 옛 동료 에다 에르뎀(튀르키예)은 "김연경은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선수 시절에도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더욱 분발하도록 만드는 선수였다"고 기대했다.

또 "그런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모두가 존중하고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능력을 갖추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2020 도쿄올림픽 최우수선수(MVP) 출신 조던 라슨(미국)도 "감독이 쉽지 않은 자리지만 김연경은 훌륭히 소화했다. 김연경의 성격이나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감독직을 하면 더 잘 발휘될 것이다. 특히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탁월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연경과 세계 올스타는 이날 저녁을 함께하고, 19일엔 서울 시내 관광에 나설 예정이다.

김연경은 "모든 일정을 마친 20일에서야 모든 게 끝났다고 실감 날 것 같다. 그때 되면 푹 쉬겠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