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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대장단지로 불리는 아크로리버하임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증여성 직거래 외에는 거래 자체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도·매수자 모두 대선 전까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 움직이지 않는다"며 "지금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고 전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서울 부동산 시장이 눈치 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에 금리 인하, 대통령 선서라는 초대형 변수가 겹치면서 거래 없는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지난 2월 서울시가 토허제 지정을 해제한 뒤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다, 4월 토허제 재지정 이후 주춤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2월 6550건에서 3월 9919건으로 늘어나더니, 4월에는 4562건으로 절반 넘게 감소했다.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이끌던 강남구(3월 812건→70건), 서초구(3월 538건→13건), 송파구(3월 888건→100건), 용산구(3월 194건→24건) 지역 모두 거래량이 급감했다.
부동산시장에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윤곽이 확실하게 드러나기 전까지 거래량이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대출 규제 강화, 주택공급 부족 우려 등 다양한 변수들로 매도·매수자들이 의사결정을 미루고, 제한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 매수 심리 지표도 두 달째 기준선 아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8로 집계됐다.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최근 상승세다. 이달 첫째 주 98.1에서 둘째 주 98.3으로 소폭 상승했고, 지난주에는 전주 대비 0.5p 올랐다. 지수는 소폭 상승 중이지만 지난 3월 셋째 주 100.6을 보인 이후 지난주까지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금리 인하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라며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까지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