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폐 지키는 첫걸음 금연…"수명연장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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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침묵의 장기' 폐 지키는 첫걸음 금연…"수명연장의 관건"

매년 5월31일 WHO 지정 '세계 금연의 날'
흡연, 폐암·COPD·천식악화 등 폐질환 유발
'침묵의 장기' 한번 손상되면 회복 잘 안돼

[나이스데이] 매년 5월 31일은 흡연의 위험성과 금연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담배 연기에는 수천 가지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발암 물질이다. 흡연은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악화 등 여러 폐 질환의 주원인이다. 특히, 흡연은 폐포를 파괴해 산소 교환 기능을 약화시키고, 호흡 곤란과 생명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간접흡연 역시 직접흡연 못지않게 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담배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접하는 궐련 외에도 엽권련, 담뱃대, 씹는 담배, 코로 냄새 맡는 담배 등 다양하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의존성을 유발할 수 있고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유해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금연은 폐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황인경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금연을 시작한지 20분 후 심박수와 혈압이 정상에 가까워지고, 12시간 후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으로 회복된다"면서 "2주에서 3개월 후에는 폐 기능이 향상되고, 걷거나 운동할 때 숨이 덜 차며, 1년 후에는 심장 질환 위험이 절반으로 감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5~10년 후에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에 가까워진다"고 했다.

금연은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 25세에서 34세에 금연할 경우, 흡연할 때보다 생존 기간이 10년 늘어난다. 35세에서 44세에 금연하면 9년, 45세에서 54세에 금연하면 6년, 55세에서 64세에 금연하면 4년이 연장된다. 금연은 생존 기간을 늘리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으로, 폐암, 급성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

금연은 약물 치료가 기본이지만 상담을 병행하면 금연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상담은 여러 번 받을수록 효과적이고, 심리적 지지와 격려는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연 클리닉 이용자의 6개월 금연 성공률은 약 41%, 금연 상담 전화 이용자의 1년 금연 성공률은 약 30%다.

폐 건강을 지키려면 대기 오염이 심한 날은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이 부득이한 경우 마스크를 착용한다. 집 안에서는 환기를 자주 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실내 흡연은 삼가고 간접흡연 환경을 피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은 폐활량을 늘리고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주 3~5회, 1회 30분 이상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좋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토마토, 브로콜리, 블루베리 등의 과일과 채소,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을 섭취하는 것도 폐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흡연 경력이 있다면 폐 기능 검사나 저선량 흉부 CT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통해 폐렴 등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폐를 보호하고, 감기나 독감 증상이 있을 때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충분히 쉰다. 황 과장은 "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침묵의 장기이고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잘 되지 않아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