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대선 패배 소용돌이…재창당 수준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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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대선 패배 소용돌이…재창당 수준 혼란 불가피

김용태 비대위 체제 유지냐 전당대회냐…권성동 사퇴유무도 관심
친윤·친한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 다시 격화 전망
전당대회서 당권경쟁 본격화 할 듯…재창당 수준 혁신 필요하다는 주장 제기

[나이스데이] 6·3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국민의힘은 패배 책임을 둘러싼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패배한 김문수 후보는 물론 후보 교체를 시도한 권성동 의원 등 친윤계, 그리고 김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거리를 둔 한동훈 전 대표까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면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 재건에 시간도 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비상계엄으로 탄핵을 당한 뒤 치러진 선거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부터 갈등을 겪었다.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전제로 후보에 올랐지만, 단일화 추진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들이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당원 반발로 무산됐다. 이 같은 내분은 선거 캠페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두기에 미온적이었다. 이로 인해 중도층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당내 비판도 피하지 못했다. 김 후보 역시 뚜렷한 대안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며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경선 과정에서 비롯된 갈등은 본선에서도 이어졌다. 경선 탈락자인 한동훈 전 대표는 유세를 돕는 조건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선대위에 들어오지 않고 대선 기간 대부분 독자 유세를 벌였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김 후보와의 합동 유세는 단 한 차례, 서울 도봉구 유세뿐이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2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파이널유세에 등장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선거 유세에 적극 나선 안철수·나경원 의원과 비교되며, 한 전 대표의 행보에 비판이 쏟아졌다. 동시에, 그의 독자적 유세는 차기 당권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 갈등은 대선 기간 일시적으로 봉합됐지만, 패배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이상 책임 공방은 격화될 전망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비대위 체제를 계속 유지할지 아니면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대표를 뽑을지를 정해야 한다. 당대표를 새로 뽑기 위한 전당대회가 실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권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질 수 있다. 권 원내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요구가 있겠지만 비대위 체제로 그대로 갈지, 전당대회를 실시할지를 정하고 나가지 않겠느냐"며 "친한계 의원들이 당장 나가라고 하겠지만 이들의 주장이 친한계 원내대표와 당대표를 세우기 위해서란 비판도 있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는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일방적으로 교체하려 했던 인물"이라며 "정당 역사에 없던 일을 벌였던 사람이 당의 진로를 결정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보수 진영과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는 국민의힘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해체와 재창당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