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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더불어민주당 심장부이자 텃밭인 광주·전남에선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오랜 공식에 일찌감치 치열한 집안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김영록 현 지사의 '풀타임 3선' 도전에 맞서 3∼4선 중진 의원들이 도전장을 내는 형국이다.
1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남지사출마 후보로는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김 지사를 비롯해 지역 중진 의원과 야당 지역위원장 등 6∼8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우선 김 지사는 최초로 소위 '풀타임 3선'에 도전한다. 민선7기 전남지사에 당선된 후 지난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완도 출신인 김 지사는 제21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뒤 강진, 완도에서 관선 군수를 지냈다. 이후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거쳐 제18대 총선에서 해남·완도·진도지역구에 당선돼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19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 지사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을 지내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김 지사는 안정적 도정으로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 기반 마련을 통한 전남 미래먹거리 토대 구축, 국고예산 9조원 시대 개막, 우주발사체 산업클러스터와 국가산단 조성 등의 굵직한 성과를 냈다.
앞서 박준영 전 지사가 3선에 성공했지만 '풀타임'은 아니다. 34대(2004년 6월~2006년 6월), 35대(2006년 7월~2010년 6월), 36대(2006년 7월~2010년 6월)로 유일 3선이지만 33대 고(故) 박태영 전 지사가 임기 중 사망하면서 보궐선거로 입성해 사실상 '2.5선'인 셈이다.
김 지사가 '3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선이라는 큰 산은 넘어야 한다. 당내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우선 4선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3선 신정훈(나주·화순), 3선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재선 주철현(여수 갑)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24회 행시에 합격해 공직을 시작한 이개호 의원은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한 후 지난 2014년 19대 총선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김 지사의 뒤를 이어 농림부 장관을 맡기도 했다.
이 의원은 "차분히 잘 준비해서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그동안은 대선에 집중했는데 이제는 지방선거를 대비해 8월까지 정책개발에 힘쓰고 이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전 지방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김 지사와 맞붙은 바 있는 신정훈 의원도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신 의원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초대 내각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현재로선 도지사 출마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의원은 "지역 발전에 방향성을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지방정치에 대한 소신과 전남발전을 위한 실질적 비전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철현 의원도 '동부권 주자'를 내세우며 출마 채비로 분주하다.
주 의원은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도당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역의 균형 발전과 주민 요구를 고려해 도지사 출마를 자연스레 고민 중"이라며 "전남동부권의 소외의식과 지역 간 불균형 문제 해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삼석 의원은 출마를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서 의원은 "아직 새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말하기엔 이른감이 있다"면서도 "현재 출마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8월 말까지는 가부간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 야당으로 신분이 바뀐 국민의힘에서는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현재까지는 결정된 바 없지만 올해 말쯤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 대항마로 부상한 조국혁신당도 어떤 식으로든 링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은 올 봄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첫 지방자치단제장을 배출한 바 있다.
이밖에도 김승남 광주도시공사 사장과 노관규 순천시장 등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욱 기자 jhs59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