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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한 후 이시바 총리와 만나 대담을 나눴다. 이 대통령 취임 후 14일 만에 열린 첫 한일 정상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한국과의 관계를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도 한다"며 "작은 차이들이, 또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통상 환경이나 국제 관계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가까운 관계에 있고, 또 보완적 관계에 있는 한국과 일본이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직접 얼굴을 뵙고 만나게 됐는데, 오늘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으로 조금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직접 만나 뵙는 것은 처음이지만 일본의 TV 방송에서 매일 나온다. 그래서 처음 뵙는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대단히 기념비적인 해"라며 "정부, 기업 간뿐만 아니라 국민 간 교류도 60주년을 계기로 해서 더 많이 활성화되고,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이 지역 그리고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우크라이나, 중동, 아시아 등 국제 정세가 정말 대단히 엄중해지고 있다"며 "이런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 공통적인 요소,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고 인식한다"고도 했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고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약 30분 간 회담했다고 발표했다.
외무성은 양 정상이 "일한(한일) 관계 전반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했다"며 "양 정상이 양국 정상 리더십 아래 일한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양국 정부간 긴밀한 의사소통을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양국 관계의 양호한 기조 아래, 양국간 경제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인 올해에도" 양국 정부가 교류를 뒷받침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한 핵·미사일,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에 대해 한일, 한미일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무성은 밝혔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새 정부의 한일 관계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첫 상견례 자리여서 더욱 주목받았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대일 정책에 대해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 협력은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대통령이 표방하는 '실용 외교'를 토대로 양국의 협력 및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는 한일 수교 60주년인 동시에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다.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뿐 아니라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해결 등도 숙제로 남아 있어 추후 어떤 방식으로 논의의 물꼬를 틀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에 대해 "과거에는 일본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했으나, 최근에는 일한 관계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역사 문제에 대해서도 전 정권이 내놓은 "해결책 등을 존중하겠다는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