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비난 속 떠난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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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비난 속 떠난 레전드

이종범, 예능 최강야구 감독직 택해 시즌 중 KT 떠나
두산 이끌었던 이승엽, 시즌 9위로 부진하자 자진 사퇴
선동열, 2018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 두고 논란

[나이스데이] 프로야구계 명장 김응용 감독은 '투수는 선동열, 타자는 이승엽, 야구는 이종범'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3명 모두 KBO리그 한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다. 하지만 이들은 박수를 받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선동열 전 감독과 이승엽 전 감독은 불명예 퇴진했고, 이종범 전 코치는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정규시즌 중 팀을 떠나면서 큰 비난을 받았다.

이종범 전 코치는 지난달 27일 KT 위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 전 코치는 JTBC의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해 KT에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강철 감독과 협의한 끝에 이 전 코치의 의사를 존중해 요청을 받아들였다.

코치가 정규시즌 도중 팀을 떠나는 것은 이례적이다. KT가 한창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 사임한 이 전 코치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바람의 아들'로 불린 이 전 코치는 현역 시절 공수주를 두루 갖춘 스타 유격수였다. KBO리그에서 16시즌을 뛰며 통산 1706경기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27의 성적을 냈다.

현역 은퇴 후 한화 이글스 코치, LG 트윈스 코치, 퓨처스(2군) 감독 등을 역임했던 이 전 코치는 지난해 10월 KT에 합류하면서 야구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 전 코치가 최강야구 감독직을 선택해 KT와 동행이 일찍 마무리되면서 팬들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선수 시절 '국민타자'로 사랑을 받았던 이승엽 전 감독 역시 올 시즌 도중 스스로 물러났다. 두산을 이끌던 이 전 감독은 지난달 2일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자진 사퇴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2022년 10월 두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두산은 2023년 5위, 2024년 4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았다.

올해 이 전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두산은 58경기에서 23승(3무 32패)에 그치며 9위까지 추락했다. 특히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이틀 연속 0-1로 패하자 이 전 감독은 거센 비판을 받았고, 결국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KBO리그 통산 1906경기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 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이 전 감독은 사령탑 자리에선 꽃길을 걷지 못했다.
KBO리그 통산 100승(146승)-100세이브(132세이브) 돌파, 1000이닝 이상 투구 기준 통산 평균자책점(1.20) 1위 등 화려한 커리어를 쌓은 '국보' 선동열 전 감독도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나며 씁쓸한 퇴장을 맞았다.

2017년 7월 사상 첫 야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던 선 전 감독은 이듬해 8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성적을 냈음에도 중도 사퇴했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과정에서 잡음이 생겨 팬들의 질타를 받았고, 금메달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일부 미필 선수가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되자 비판 여론은 더욱 끓어올랐다.

결국 같은 해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선 전 감독은 일부 선수들의 대표팀 발탁 과정과 관련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직 국가대표팀 감독 최초로 국정감사장에 섰던 선 전 감독은 한 달 뒤 사퇴 의사를 발표했다.

선 전 감독은 이후 여러 차례 프로구단의 사령탑 하마평에 올랐지만, 지금껏 야구계에 복귀하지 못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