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10개 되면 입시 지옥 해소? 대입 제도 개편 수반돼야"['서울대 10개'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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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10개 되면 입시 지옥 해소? 대입 제도 개편 수반돼야"['서울대 10개' 명암]

"입시경쟁 완화 기대" 응답 32.4% 그쳐
작년 사교육비 29.2조…'7·4세 고시' 등 과열
"입시 개편 병행돼야…수능 절대평가 도입"

[나이스데이]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과도한 입시 경쟁을 완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입시 제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 대통령의 교육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실행 방안을 준비 중이다. 수도권 중심의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 대학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내용이다.

현재 서울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약 6000만원인 반면, 지역 거점국립대는 평균 2500만원 이하로 서울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정부는 이를 서울대의 70~80% 수준까지 끌어올려 국토 균형 발전과 입시 경쟁 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다만 '서울대 10개 만들기'로 실제 입시 경쟁이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뉴시스가 최근 종로학원에 의뢰해 실시한 '서울대 및 지역거점국립대 진학 관련 수험생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입시 경쟁이 완화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32.4%에 불과했다. 반면, 41.1%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서울대가 10개가 되더라도 그 안에서 다시 서열화가 이루어질 것 같다", "서울대가 10개가 된다면 현재 서울대의 상징성과는 달라질 것" 등의 반응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입시 경쟁은 '7세 고시'를 넘어 '4세 고시'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과열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는 전년 대비 7.7% 증가한 29조2000억원에 달했다. 또한 2024년 유아 사교육비에 대한 시험조사(2023년 7~9월 실시)에서는 172만1000명의 유아들이 약 8154억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입시 경쟁은 청소년의 정신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의 '서울학생종단연구 2020 3차년도 결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의 걱정 정도는 2021년 1점 만점에 0.44점이었으나, 2022년에는 0.54점, 2023년에는 0.58점으로 증가했다. 중학생의 경우 우울 정도(3점 척도)가 2021년 0.61점에서 2023년 0.74점으로 상승했고, 냉소적 태도 역시 초·중·고 전반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함께 입시 제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내신과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일정 등급 이상의 성적을 지닌 학생들에게 동일한 자격을 부여해 대학 입학을 보장하는 '대학입학보장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입시 제도를 현행 무한경쟁 방식에서 '대학입학보장제도' 도입 등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입시 제도 개선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