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일 3국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0시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가졌다.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약 45분에 걸쳐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를 포함한 지역정세 및 글로벌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서 한미일 3국은 북핵,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등 사이버 범죄, 북러 군사협력 등 북한 문제 관련 공조를 비롯해 인도·태평양(인태)지역 정세 등을 주로 논의하면서 신정부 출범 후 한미일 3국 간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에서는 북한 핵개발 억지력 강화는 물론 북한의 제재 회피 행위를 차단하는 동시에 대화 노력을 추진하겠다는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미국과 일본에 전달했을 수도 있다.
또 이날 회의에서 대만 문제 등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역내 평화 관련 논의가 오갔을 지도 관심이다. 미국 관세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박 차관이 루비오 장관에게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거나 역으로 루비오 장관이 미국 정부측 입장을 추가로 개진했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로, 지난 4월 4일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지 3개월 만에 열리는 것이다. 그 전에는 지난 2월 15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바 있다.
통상 외교 회담은 대화 파트너 간 급을 고려해 추진되기 때문에 아세안 회의 기간 중에 한미 외교장관 회의나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는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박 차관이 루비오 장관과 정식 대화 대신 회의 중 조우나 짧은 약식 회동을 통해 접촉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미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한국 외교차관과 3국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건 한미일 3국 협력 심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정권 교체로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은 한국 측 사정을 이해해준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의를 두고 신정부 들어서서 처음으로 한미일 3국이 모여서 서로 공조 의지를 확인하고 여러가지 주이슈들에서 같은 입장을 확인한 만큼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이번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가 아세안 회의의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열리게 된 만큼 공동성명 발표 여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루비오 장관이 이번 주초 한국과 일본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갑작스런 사정으로 취소했고,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도 최근 추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의 내용을 결과문서로 채택하는 절차까지 물밑에서 조율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