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李대통령께 드린 말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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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李대통령께 드린 말씀 아냐"

[나이스데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선출 권력 우위론'과 관련한 자신의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는 발언이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해당 발언이 이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이 퍼지며 논란이 일자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대행은 18일 시사인 유튜브에 출연해 "당시 사회자의 질문이 '여의도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었다. 국회 논쟁을 질문한 것이라 이해했다"며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 국회 논쟁을 두고 발언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행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이 어느 게 우위냐, 이런 논쟁들이 지금 여의도에서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 헌법 조항에 근거해서 주장을 펼치시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런데 해당 발언이 이 대통령의 지난 11일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국민주권,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 간접 선출 권력이다.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는 주장과 맞물리며 반박으로 해석됐다.

문 전 대행은 "제가 대통령님 말씀에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이 어디에 있느냐. 이 논쟁의 발단은 내란특별재판부인데, 여야가 합헌·위헌을 각각 주장하고 있으니, 헌법을 놓고 논의해야 생산적이라는 뜻"이라며 "자기들 입장에 제 말을 그냥 끼워 넣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란특별재판부는 결국 헌법재판소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그 논란이 지속되고, 내란 재판이 더 늦어질 수 있다"며 "이 모든 사단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에서 시작된 것이다.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 지금이라도 보통항고를 해서 시정 여부를 상급심에서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 불신에 대한 해결책으로 '윤석열 구속취소 보통항고'와 함께 '재판부의 신뢰성 있는 조치'를 들었다. 문 전 대행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를 향해 "담당 재판부가 국민의 불신을 고려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 조치가 뭔지는) 제가 답변할 내용이 아니다. 담당 재판부가 국민의 불신을 고려해서 신뢰성 있는 조치가 뭘지 생각해서 조치를 취하시라"고 했다.

다만 개별 재판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사법제도 개혁은 별개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개혁은 제도의 문제다. 제도의 문제는 제도로서 접근해야지, 어떤 개별 재판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논의하게 되면 겉돈다. 사법개혁 논의가 정상적인 궤도로 가려면 개별 재판부 문제는 별도로 정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전 대행은 이날 방송을 끝으로 시사 프로그램 출연을 중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선의로 방송에 나온 건데 제 발언을 가지고 논란의 수단으로 삼는 것 같다"며 "제 가족이나 지인들이 '이제 그만 나오는 게 좋겠다'고 하고 제가 들어봐도 그게 맞겠다 싶어서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는 그만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