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격탄에 對美 車·철강 수출 '뚝'…반도체·바이오 불확실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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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관세 직격탄에 對美 車·철강 수출 '뚝'…반도체·바이오 불확실성 고조

수출 호조에도…주요 시장 중 대미 수출만 하락
관세 조치 품목부터 둔화…철강 두자릿수 감소
美 행정부, 바이오·반도체 등 조사…관세 예고
산업부 "연말 예측 어려워"…수출 기업 지원 모색

[나이스데이] 지난달 수출이 역대치를 갈아치우며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대(對)미국 수출만은 관세 여파로 감소했다.

관세 조치가 발효 중인 자동차·철강 수출이 일제히 줄어든 데 이어, 반도체·바이오 등 관세 부과가 예고된 품목들도 불확실성이 커진 모양새다.

이에 산업통상부는 한미 관세 협상 향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기업 지원 확대를 고심하고 있다.

2일 산업부의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 달러다.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인 데다가,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이다.

수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95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9월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올해 1~9월 누적 흑자 규모는 50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8억5000만 달러 늘어났다.

수출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9대 주요 시장 중 유일하게 미국향 수출만이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1.4% 줄어든 102억7000만 달러였다. 전달에 이어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상황인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등 어려운 수출 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 조치가 시행된 품목부터 수출이 둔화하는 상황이다.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19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철강 수출은 지난달 2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14.7%나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따라 자동차·철강·알루미늄·구리·목재에 대해 관세를 부과 중이다. 여기에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고율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일반기계도 8억3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하며 2.1% 줄었다.

문제는 관세 예외 품목의 경우도 안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바이오·반도체·항공우주 부품·드론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관세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달 대미 반도체 수출은 10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8% 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와 함께 관세 부과가 예고된 바이오 역시 2억 달러 수출을 올리며 38%나 뛰었다.

산업부는 관세 부과 품목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전망한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품목 관세나 나라별 상호 관세를 부과 받고 있는 품목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은 감소 폭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달 실적이 좋기는 했지만 아직 관세에 대한 영향이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고 경기 흐름도 봐야 되기에 연말까지 어떤 흐름을 이어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산업부는 수출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확대하려고 한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미국 관세 협상 후속 지원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미국 관세로 인한 피해기업을 긴급 지원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이 참여하는 13조6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지원에 나서는 게 골자다.

해외 수요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자동차, 가전, 철강·이차전지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국내 수요 창출 정책도 추진한다.

신흥·기회시장 개척을 위해 국내외 전시회·수출상담회 등 마케팅 기회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출 활로 모색을 뒷받침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업계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추가적인 지원책도 지속 발굴·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