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1 (토)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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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같은 시험을 통과한 남자 동기들은 현장에 가지만 저는 여자라고 데스크나 지키라고 합니다."[[[[:newsis_bold_end:]]]]
2030 남녀 청년들이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장관은 "주신 말씀들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성평등부는 지난 29일 성수동에서 제1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소통하는 청년들이 성평등의 다음 페이지를 여는 팝업콘서트)'을 개최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최 취지는 청년들이 생각하는 성별 불균형과 인식격차에 대한 의견을 듣고,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남성 청년들이 겪는 '역차별'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엔 20·30 남녀 청년 21명이 참석했다. 20대 초반 대학생부터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직장인까지 가지각색이었다.
행사의 핵심은 자유토론이었다. 토론 초반부터 '여성가산점제'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30대 남성 김모씨는 "영화업계에서 시나리오 공모전 등에서 주체가 여성이거나 주인공이 여성이면 가산점을 주는데, 이 제도가 진정으로 성평등에 기여하는 것인가"라며 "오히려 심사에 통과한 여성 감독이나 작가들이 '가산점이 없었다면 통과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검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남성 장모씨도 "조달시장에선 여성기업인에 대해 가점을 주는데 남성기업인이 배우자 명의로 하는 등 악용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고, 또다른 20대 남성 이모씨는 "남성이 차별받는 직종도 분명히 있는데 여기에 여성 가산점을 주면 역차별이 생긴다"며 "과거 남성우월 사회가 현재는 해소된 부분이 있어 이제는 제도 존치를 얘기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거들었다.
반면 토론에 참여한 한 30대 여성은 "아직까진 가산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영화계를 보면 여성을 그리는 인식이 너무나 폭력적인데 가산점을 받아서라도 여성작가들이 여성을 주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성의 역차별 사례를 찾기 위해 개최된 만큼, 이날 남성 참석자들은 각자의 '성차별' 사례를 털어놓기도 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30대 남성 김모씨는 "남성 직장인들은 육아휴직을 쓰면 '유별나다'는 시선을 받는다"고 했고 20대 남성 안모씨는 "청년들은 군대 안에서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개인의 자유를 희생한다"며 "그 부조리함이 아직도 있어 남성들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오늘 남성분들이 자신의 성차별 사례를 고백하는 것에 주저하는 걸 봤다"며 "사례 말하는 걸 조심스러워 할 정도로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30대 남성 김모씨의 발언도 나왔다.
반면 여성이 여전히 차별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는 많았다.
30대 여성 김모씨는 "같이 회사를 들어간 남성 동기들은 저와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같은 시험을 통과했지만 그들은 현장에 나가고 저는 데스크나 지키라고 한다"며 "남성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특정 분야에선 여성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30대 여성 참석자는 "면접을 보는데 '결혼할 예정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남자친구 있느냐고도 묻더라"며 "뉴스에서 저출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괴리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어 30대 여성 노모씨는 "여성들이 힘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옛날 얘기처럼 인식되는데 저도 그런 사회에서 살았다"며 "저희 학과에선 여성이 학생회장을 할 수 없었고 제가 첫째로 태어났을 때 아들을 낳기 위해 대리모를 써야 한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라고 했다.
아울러 이날 여성 참석자들은 여성들이 느끼는 스토킹 등 여성폭력에 대한 불안을 토로했다.
30대 조모씨는 "1인 가구인데 집 들어가기 전 누가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바로 들어가지 않고 좀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들어간다"며 "밖에서 소리가 나면 예민해지고 주위 여성 친구들도 다 똑같은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30대 여성 이모씨는 "1인 가구 여성들은 집을 구할 때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며 "여성들이 안전을 더 신경쓰다보니 1층이나 반지하에 살지 못하고 2층 이상에 살아야 하며 골목도 안되는 등 내 안전을 위해 따져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은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오늘 주신 말씀 다 기억하고 저희 부처에서 할 수 있는 일과 타 부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하겠다"며 "빨리 정책에 반영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성평등 토크콘서트는 올해 말까지 총 다섯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