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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영광스러운 우리 당과 국가의 강화 발전사에 특출한 공적을 남긴 노세대 혁명가인 김영남동지가 97살을 일기로 고귀한 생을 마치였다"고 4일 보도했다. 사인은 암성중독에 의한 다장기 부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1시 당과 정부의 주요 간부들과 함께 김 전 상임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을 찾아 조문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진다. 국가장의위원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박태성 내각총리,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박정천·조춘룡·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선희 외무상, 노광철 국방상 등 고위 간부들이 이름을 올렸다.
조문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발인은 5일 오전 9시다.
신문은 "자주, 평화, 친선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국가의 대외정책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함에 모든 지혜와 정력을 기울이던 나날에 동지는 공화국의 대외관계 영역을 확대하고 사회주의 건설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했다.
정통 외교관 출신인 김 전 상임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보필하며 외교 중책을 맡았다.
김 전 상임위원장은 1928년 2월 4일 태어나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으며 모스크바 유학 생활도 했다. 간부 양성 기관인 중앙당학교(김일성고급당학교) 교수를 거쳐 1956년 당 중앙위 국제부 과장에서 시작해 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외무성 부상 등을 역임했다.
1983년 정무원(현 내각) 부총리 겸 외교부장(현 외무상)에 올랐으며 1989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1974년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이후 1978년 정치국 위원, 2010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김정일 체제에서는 대외활동을 꺼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의 '얼굴' 역할을 했다.
김정일 시대를 연 1998년 9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1차 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라 21년 동안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을 하다가 91세인 2019년 일선에서 물러났다.
북한 고위간부라면 흔히 경험하는 숙청·혁명화를 한번도 겪지 않아 '처세술의 달인'으로 불린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방남해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김 전 상임위원장은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도 만났으며,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신문이 공개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대남 업무를 맡았던 김영철·리선권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사망한 김기남 전 당 선전선동비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영철과 리선권이 최근까지도 당행사에 나왔고 호칭도 되었기 때문에 특별하게 신상 변동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다만 어떤 의미인지 예단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2025.11.04 (화) 19: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