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대란 불씨, 경기로 번진다…'전세 난민' 속출
검색 입력폼
탑뉴스

서울 전세대란 불씨, 경기로 번진다…'전세 난민' 속출

10·15 대책 후 '전세대란' 재점화…서울 떠나는 임차인 증가
전셋값 불안에 수도권 전세난 확산…'도미노 이주' 불가피

[나이스데이]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의 영향으로 서울에서 전세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셋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전세 물건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지면서 임차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하면서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해 더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이동하는 '전세 난민'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과천과 하남, 안양, 성남 등 경기 지역 사정도 서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전셋값마저 치솟으면서 전세난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서울 전세 난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교통이 편리한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경기 지역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임대 수요 증가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기존 임차인들이 좀 더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밀려나는 '도미노 이주'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 째주(3일 기준)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와 같은 0.09% 상승하며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하남시가 0.47%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성남 분당구(0.39%), 수원 영통구(0.28%), 광주시(0.28%), 안양 만안구(0.21%)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경기 지역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 하남 학암동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전용면적 98.71㎡)' 전세는 지난달 8억원에서 이달 8억5000만원으로 한 달 만에 5000만원 상승했다. 또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전용면적 84.94㎡)' 전세도 지난달 7억7000만원에서 이달 8억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현재 시세는 9억500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638건으로, 연초(3만999건) 대비 33.5%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안양 만안구가 1308건에서 51건으로 88.5%나 줄었다. 이어 용인 처인구 909건에서 192건, 포천시 181건에서 45건, 하남시 738건에서 208건, 성남 중원구 395건에서 121건으로 감소했다.

향후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경기 지역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경기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6만6000가구, 내년에는 4만3000가구로 35% 가까이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공급 부족과 비아파트 기피로 인해 수도권 전셋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대란으로 전셋집을 못 구한 임차인들 가운에 일부는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은 경기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만성적인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경기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