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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항생제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이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3~5월 일반 국민 1000명과 의료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일반 국민에게 항생제의 용도를 물어보니 전체의 22.6%만이 '세균감염질환'이라고 정답을 말했다. 나머지 58.1%는 '세균감염질환 및 바이러스 감염 질환', 10.2%는 '바이러스감염질환', 9.1%는 '잘 모른다'고 했다. 항생제는 세균감염 치료를 위한 약물이며 바이러스 감염엔 효과가 없는데, 10명 중 8명 꼴로 이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항생제 복용이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는 비율도 72.0%로 높았고,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할수록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진다고 여기는 이들(17.9%)도 있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는 모두 잘못된 상식이다.
응답자의 63.4%는 항생제 복용 중 증상이 나아지면 처방된 약을 다 먹지 않는 등 실제로 항생제를 잘못 복용하는 일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를 받을 때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23.1%)하거나 항생제를 의사 처방 없이 복용(16.0%)하는 경우도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평소 올바른 항생제 사용과 항생제 내성에 대한 정보를 접한 적이 없다고 답했고, TV광고·프로그램을 통한 홍보가 가장 효율적일 거라고 보는 이들이 36.3%로 가장 많았다.
의료인에게 항생제 내성 심각성을 물었을 때 10명 중 9명은 현재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내성 증가 원인으로는 '의료용 항생제 과도 처방'을 꼽은 이들(41.0%)이 가장 많았다.
의료인 응답자의 20.8%는 감기 등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는데, 원인은 환자 요구(30.4%), 환자의 증상 악화 우려(24.0%), 판단 어려움(18.8%) 등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다수(89.1%)는 적절한 항생제 사용 및 항생제 내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 관련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4.3%로 괴리가 컸다.
의료인 중 항생제 사용관리 프로그램(ASP)을 알고 있는 비율은 39.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항생제 내성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물었을 땐 '의료기관 경영진의 항생제 내성 관리에 대한 관심(28.0%)'이 1순위로 나왔다. 그 뒤는 '의료기관 내 ASP 수행 전문인력 양성 및 지원(14.2%)', '항생제 처방을 위한 의료인 대상 교육(13.4%) 순이었다.
질병청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항생제의 용도를 잘못 인지하고 잘못된 이용 행태를 보이는 비율이 높다"며 "국민에게 항생제의 용도와 적정사용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의료기관에서) 여전히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이 이뤄지고 있으며 환자의 요구 또는 환자 증상 악화가 우려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생제가 불필요한 이유를 진료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지침에 따라 처방할 수 있도록 의료진 대상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2025.12.20 (토) 20: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