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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지원하며,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께서는 이미 저의 이런 노력과 구상에 관해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가자지구 분쟁사태 중재국으로서 이집트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 정부의 단계적인 한반도 비핵화 등 대북 정책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1919년 3월 1일 한국인들은 자주독립의 의지로 식민통치를 뒤흔들고 우렁찬 평화의 함성으로 일제의 무도한 총칼을 이겨냈다"며 "같은 해 이집트에서도 독립의 열망을 세계만방에 알리며 분연히 일어난 이 땅의 주인들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독립을 최초로 결의한 카이로 선언(1943년)을 언급하며 "이곳 카이로에서 대한민국은 빼앗긴 빛을 되찾았다"며 "자주독립과 자유, 평등의 정신 앞에 한국과 이집트의 시민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고난의 역사를 견뎌온 한국과 이집트가 국제사회와 함께 손잡고, 분쟁으로 고통받는 인류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선사할 평화의 여정,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찬 여러분의 미래"라며 "양국 역사에 도도히 흐르는 문명과 평화의 빛은 양국의 공동번영을 이뤄낼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집트 지면 언론 알아흐람(Al-Ahram)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서도 "남북 대화가 단절되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한반도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국제사회의 관계 정상화 노력도 적극 지원하며, 실용적, 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카이로 대학 연설에서 안정(Stability)·조화(Harmony)·혁신(Innovation)·네트워크(Network)·교육(Education)의 머릿글자를 딴 'SHINE(샤인)' 대(對)중동 구상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평화, 번영, 문화 세 가지 영역에 걸친 '샤인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열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구상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SHINE' 구상의 의미에 대해 "함께 하는 관여를 통해 안정(Stability)과 조화(Harmony)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해나가겠다"고 했다.
특히 중동의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 "전쟁의 포화를 겪으며 이산가족의 슬픔을 견뎌낸 대한민국 국민은 분쟁으로 위협받는 이들의 눈물에 누고보다 깊이 공감한다"며 "글로벌 책임 강국 대한민국은 중동에서도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의 경제발전을 이끌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혁신(Innovation)'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등 자유무역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며 에너지·건설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인공지능, 수소 등 미래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네트워크(Network)와 교육(Education)을 두고는 "교류와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카이로 대학을 포함한 양국 대학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ICT 분야 석사 장학생 사업, 연수프로그램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푸드, 패션, 뷰티 등 K-컬처에는 한국과 중동의 교류를 확장할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담겨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우리 국민이 중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환경을 하나하나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의 청년들에게 "SHINE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여러분의 꿈이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라며 "오늘의 만남이 한국과 이집트, 한국과 중동 앞에 펼쳐질 더 빛나고 찬란한 여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길 소망한다"고 당부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뉴시스
2025.11.21 (금) 18: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