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0명' 김승원 청문회, 의혹은 안 풀리고 '檢감찰' 으름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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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증인 0명' 김승원 청문회, 의혹은 안 풀리고 '檢감찰' 으름장만

제넨셀 이익 인식 여부에 명확한 답 피해증인 '0'명 맹탕 청문회에 질문·답변 도돌이표판사 영장기각·아들 채용 둘러싼 의혹도 여전임명 강행 땐 검찰 겨냥 '보복 감찰' 가능성도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나이스데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핵심 의혹들을 풀지 못한 채 끝났다. 증인 한 명 없이 진행된 탓에 질의와 답변 모두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김 후보자는 수사기록이 외부로 유출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취임 후 감찰과 수사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김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부적절하게 관여했다는 의혹이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지인이자 브로커로 알려진 양모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달라고 연락했고, 이를 두고 청탁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국내 치료제 임상 절차가 지연된다는 민원을 한 차례 전달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공익적인 고충 민원에 불과하며, 그 이후 승인 여부나 결과를 보고받는 등 추가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가 식약처에 연락하기 며칠 전 양씨와 대화하며 "식약처 승인되면 완전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임상시험 승인이 제넨셀 측에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후보자가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인의 사적 이익이 얽힌 부정 청탁의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청문회에선 이에 대한 송곳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넨셀 치료제 동물실험의 부작용이 조작·은폐된 채 식약처에 제출됐고, 임상시험이 승인돼 환자 93명에게 치료제가 투약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식약처로 책임을 미뤘다.

김 후보자는 "저는 문과"라며 "치료제의 성능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서는 식약처와 전문가들이 판단할 영역이며, 자신은 절차 지연에 대한 민원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임상시험의 위험성 등 세부 사항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국회의원이 지인의 요청을 그대로 관계부처 수장에게 전달한 처신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업가 양모씨와 찍은  고양이 필터를 사용한 셀카.  사진 양모씨 SNS 갈무리. (사진=뉴시스DB)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넨셀 창업자인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정인재 부장판사와의 유착 의혹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과거 법원에서 좌우 배석판사로 함께 근무한 사이다. 정 판사는 김 후보자를 통해 양씨와도 알고 지냈으며, 세 사람이 함께한 술자리 사진도 공개됐다.

이 때문에 영장이 기각된 배경에 김 후보자와의 친분 관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장 기각 반년 후에는 정 판사의 아들이 김 후보자의 의원실 입법보조원으로 채용돼 근무한 이력도 의심을 키웠다.

김 후보자는 영장 청구를 전후로 정 판사와 이에 대해 연락하거나 상의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증인과 참고인 없이 후보자의 해명에만 의존한 청문회에서는 영장 기각과 아들 채용 과정이 무결했음을 명확히 증명할 만한 진술이나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런 와중에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검찰의 불기소와 기소유예 처분을 거듭 방패로 내세웠다. 윤석열 정부 검찰에서 2년간 수사하고도 결국 자신을 기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은 혐의가 없다는 취지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공개한 검찰 수사 자료는 불법 유출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청탁 의혹 규명이라는 본질보다 자료 입수 경위와 유출의 법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면서, 청문회의 초점도 후보자 검증에서 한 의원과 검찰로 옮겨갔다.

김 후보자는 "검찰에 있어야 할 자료가 외부로 공개되거나 유출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만큼은 철저하게 감찰하거나 정확한 사실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이) 수사 기록을 갖고 장난을 치고 있다"며 "누가 자료를 줬는지 범위는 좁혀져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한 감사와 필요하면 수사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직접 감찰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검찰 캐비닛에 있는 자료를 유출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거나 본인의 영업에 사용하는 자가 있는지 감찰할 수 있게 하겠다"고 예고했다.

김 후보자가 해당 수사자료 유출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이해관계 당사자인 만큼, 장관 취임 후 자료 유출 경위를 감찰할 경우 조사의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일각에선 자료 유출 경로를 찾는 데서 시작해 전임 정부 검찰의 수사를 겨냥한 전방위적 '보복 감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시민사회에서는 김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가 나오고 있다. 진보 성향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고 "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자격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제넨셀 청탁 의혹 등을 결격 사유로 꼽았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도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 대표 이력, 음주 운전 전력 등을 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야당에서는 지명 철회를, 여당에서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요구하는 가운데 국회의 논의 과정과 대통령의 임명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