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이 "야수파가 오고 있다"던 화가…'1957-문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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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이 "야수파가 오고 있다"던 화가…'1957-문우식'

예화랑, 27일부터 '1957-문우식' 개최69년 만에 공개되는 출품작 등 35점박서보와 반국전 '4인전'…한국 현대미술 태동기 조명

비둘기를 즐기는 사람들 1957 캔버스에 유채 160x96c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이스데이] "야수파가 오고 있다!"

화가 이중섭이 젊은 문우식(1932~2010)의 그림을 보고 건넸다는 말이다. 강렬한 색채 대비가 돋보이는 1955년작 '자화상'을 본 뒤였다고 한다.

이중섭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청년 화가는 이듬해 기성 화단의 권위에 도전했다. 1956년 박서보, 김충선, 김영환과 함께 '4인전'을 열고 국전 중심의 미술계에 반기를 들었다. 당시 스물네 살이었다.

한국 현대미술의 태동기에 전위적 실험을 펼쳤던 화가 문우식의 작품 세계를 다시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예화랑은 오는 27일부터 11월 21일까지 '1957-문우식'전을 개최한다. 1957년 제1회 현대작가미술전 출품작 '비둘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69년 만에 선보이는 것을 비롯해 1957년 작품 11점과 1960년대 추상 작품 등 총 35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문우식의 삶과 예술을 다룬 책 '모더니스트 문우식'(현암사) 출간을 기념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에 내세운 1957년은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힌다. 전쟁 이후 새로운 조형 언어를 모색하던 젊은 화가들이 기성 화단의 질서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작품을 발표하던 시기다.

193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문우식은 1952년 홍익대 미술학부에 입학해 김환기와 이종우 등에게 배웠다. 이중섭과도 교류하며 전후의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문우식 자화상 1955 캔버스에 유채 22.5×16cm *재판매 및 DB 금지


1956년 열린 '4인전'은 그의 미술 인생에서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국전이 화가의 주요 등용문으로 여겨지던 당시, 젊은 작가 네 명은 기존 화단의 권위에 도전하며 새로운 미술을 모색했다.

이듬해 문우식은 조선일보가 주최한 제1회 현대작가미술전에 초대됐다. 이후 제6회까지 유영국과 함께 참여하며 전후 한국 화단에서 활동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은 1957년작 '비둘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인물과 동물, 나무와 건축적 형태가 화면에 어우러진 작품으로, 전쟁 이후 새로운 회화적 표현을 모색하던 문우식의 실험을 보여준다.

같은 해 제작된 '성당 가는 길'과 '소녀 있는 공방'도 선보인다. 두 작품에는 강렬한 색채와 단순화된 형태, 화면을 분할하는 독특한 구성이 나타난다.

문우식의 활동은 회화에만 머물지 않았다. 1962년 이대원, 유영국, 이봉상 등과 신상회를 창립하고 추상 작품을 발표했다. 당시 신상전의 로고와 리플릿, 현수막, 포스터 등 전반적인 디자인도 담당했다.

명동 국립극장 벽화와 영빈관 실내장식, 전국체육대회 카드섹션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미술과 현대디자인의 형성기에 활동한 것이다.

문우식, 소녀 있는 공방 1957 캔버스에 유채 106×160.5cm *재판매 및 DB 금지


문우식의 흔적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덕수궁관의 이대원 전시에서는 1967년 두 작가가 함께 작업한 '영빈관 실내장식디자인' 제안서가 소개되고 있다. 과천관 상설전 '한국근현대미술 Ⅱ'에서는 문우식의 1957년작 '무명교를 위한 구도'와 1962년작 '왕가의 탄생'을 전시하고 있다.

유영국과 이대원 등 동시대 작가들이 대규모 전시로 조명받는 가운데, 문우식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또 다른 출발점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