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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무안공황 여객기 추락사고로 범국민적 애도기간의 추모 정국에 “개념없는 개헌론 띄우기로 수세 국면을 넘기려 술수를 부린다”는 느낌이다. “세상사 모든 일에는, 시기와 순서가 있는 건데 이건 아니다, 싶다” 푸념 섞인 필자의 속내다.
계엄·탄핵·추모 정국에 무슨 개헌론이야? 일 처리의 완급도 모르나?
최근 국민의힘이 보여준 실망스런 모습에 대한 필자의 볼 멘 소리다.
그동안 정치권 안팎에서 개헌론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 중심제, 승자 독식의 폐단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그때마다 권력을 쥔 집권여당의 반대로 논의 자체가 무산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물론, 개헌론의 필요성에 대해 공론화의 장을 마련, 국회에서 논의해보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현 시국이 개헌을 논의할 만큼 여유로운가?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비정상적인 탄핵 정국을 수습하는 것이고 그 시작은 불법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비대위 지도부의 2025년 새해 첫 메시지에는 불법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없었다. 언급조차 안했다.
새 비대위 출범과 함께 작은 변화라도 기대했지만 또한번 여지없이 무너졌다. 공감대를 상실한 국힘에 이질감마저 느껴진다.
또 대통령 탄핵소추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마저 탄핵소추가 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면서 국정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 환율 폭등, 실직자 증가, 외교·안보·민생파탄에 국가권위 실추 등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해법 제시는 커녕, 한가롭게 개헌론이라니 개탄스럽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집권여당이 국정을 안정시키는 일에는 주춤, 머뭇거리면서 개헌론으로 탄핵 국면의 반전을 노린다는 비판이 드세게 일고 있다.
국힘은 그동안 야당 지지자들로부터 계엄 옹호당, 내란 방조당, 국힘당 해체 등 온갖 비판에 시달려왔다.
이같은 정국에서 탈피하고 수세 국면을 넘겨보려는 복선이 깔려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외적 총체적 난국에서 한 발자욱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시국에 개헌론 띄우기로 국면 전환을 꾀한다?
현재 국민들의 정서와는 너무 동떨어진, 최악의 수다.
지금 국민의힘에서 어떤 기발한 정책을 내놔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국민들과의 심각한 괴리감을 국힘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국힘은 애써 부인하고 싶겠지만 우리 국민들은 국힘에 대한 신임을 거둬 들인지 이미 오래다.
위대한 우리 국민들은 12,3일 비상계엄 선포한 그날 밤을 생방송으로 똑똑히 목도한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그날 밤, 무엇보다 소중한 목숨을 걸고 “나를 밟고 가라”며 장갑차를 온몸으로 막은 위대한 민주시민들, 담장을 뛰어넘어 국회로 향하는 노령의 국회의장과 야당 국회의원들, 숨 막혀오는 긴박함으로 불안·공포에 온 몸을 부르르 떨어야 했던 암흑 같았던 2시간의 여정...
위대한 우리 국민들 가슴속에 그날의 영상이 확고히 각인되어 있다.
그 당시 필자는 이 글로나마 앞장서 준 그분들께 눈물 나게 고마웠고, 한없이 자랑스럽고... 무한한 존경심을 표한다...며 폭포수 같은 감동의 눈물을 흘린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반면 국힘의 추경호 원내대표를 포함한 국힘의원들의 비겁한 동선은 죽는 날까지 오래도록 뇌리에 남을 것이다.
부정한 권력 앞에 슬슬 기며 엎드리고 박수부대로 전락한 국민의힘,
국민들께 씻을 수 고통과 상처만 안겨줬고 탄핵 심판은 종결되지도 않았는데 기다렸다는 듯 야당보다 앞서 조기 대선을 외쳤다.
모양새가 이럴 진데 탄핵 정국, 국면 전환용의 개헌론 카드를 내민다?
황당하고 참담하다. 야당에서 개헌론에 동의할 일도 없겠지만 여론의 향방은 진즉 갈렸다. 어찌됐던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
아! 옛날이여 다시 돌아 올 수 없나 여당~...
나아스데이 사장, 주용규
주용규 기자 nice5685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