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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운 빌라드스킨피부과 원장은 최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방파괴주사 DCA(데옥시콜산)는 인체 내 담즙산 성분의 일종으로, 지방세포막을 직접 파괴해 세포를 비가역적으로 사멸한다. 국내에선 지난 2021년 출시한 국산 1호 지방파괴주사제 '브이올렛'(대웅제약)이 대표적이다.
브이올렛의 주성분 DCA는 지방세포를 파괴해 숫자를 줄여준다. 지방세포 크기를 줄이는 다른 지방분해제와 달리 반영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박 원장은 "요즘은 비수술적 시술을 원하는 수요가 정말 많다.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하는 경우 시술 후 바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침습 시술을 선호한다"며 "DCA는 시술 후 효과가 눈에 띌 정도로 좋아질 뿐 아니라, 비침습이라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도 빠르다. 빠르면 5분 내 시술 가능해 접근성이 높다"고 말했다.
브이올렛 같은 비수술적 지방 감소 시술의 증가는 필요한 부위를 정교하게 관리하고 싶어하는 니즈를 보여준다. 비수술적 지방 감소 시술은 대부분 특정 국소 부위를 겨냥해 진행된다. 턱밑, 팔뚝 등 국소부위 라인을 정리하는 '마이크로 뷰티'(Micro Beauty)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박 원장은 "DCA는 턱밑, 옆구리, 팔뚝 등 국소 부위를 관리하려는 소비자에 적합하고, 실제로도 턱밑 부위는 지방흡입 대신 DCA로 상당 부분 대체됐다"고 말했다.
◆'전신 비만치료+국소 보정' 새 패턴 형성…"GLP-1 출시로 DCA 수요도 커질 것"
최근 비만 치료의 대세로 떠오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의 등장은 오히려 지방파괴주사의 수요도 함께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체중이 줄수록 라인 정리, 피부 처짐에 대한 니즈가 동반될 거란 설명이다.
그는 "GLP-1은 전신적인 체중 감량에 효과적이지만 특정 부위 지방까지 균일하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턱밑, 팔뚝 등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빠지는 부위도 존재한다. GLP-1이 아무리 효과 좋아도 국소부위 지방은 해결 안 될 수 있어, DCA를 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신 비만 치료와 국소 부위 보정이 결합된 새로운 치료 패턴이 형성됐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GLP-1이 체중 감량에 집중한다면, DCA는 체중 감량만으로 해소 안 되는 부위를 조각하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연구개발을 통해 팔, 겨드랑이 등의 지방 개선에도 쓸 수 있도록 적응증이 확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현재는 '중등증·중증의 돌출된 턱밑 지방 개선'에만 쓸 수 있게 허가돼있다. 지난 7월 DCA의 팔뚝살 피하지방 분해 효과를 담은 국내 연구결과가 처음 나와, 미국 SCIE급 학술지(미용피부과학 저널)에 게재되는 등 외연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국내에선 턱밑 지방 개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으나 연구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팔, 겨드랑이살 등 몸 사용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예쁜 라인을 잡을 때 간편하면서 효과 좋은 방법이 DCA"라고 말했다.
이어 "GLP-1 출시로 몸 전체적 감량에 유용한 지방흡입은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하고, 체중 감량 후 피부 처짐 등 '라인'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DCA는 국내외 불문 수요가 커질 전망"이라며 "DCA는 지방 개선 효과도 있지만 콜라겐 합성 유도 작용에 따라 피부 탄력 개선에 도움 주고 시술 부위 피부가 매끈하게 정리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국제 학회의 다수 세션에서 GLP-1 사용 후 환자 니즈를 다루는 추세"라며 "단순히 살 빼는 게 아니라 라인을 다듬고 개성 살리는 쪽으로 시장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방파괴주사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국산 최초 DCA인 브이올렛도 해외 허가를 순차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파괴주사 DCA, 장기 안전성 확립"
DCA는 축적된 사용 경험과 데이터로 무장해 안전성 면에서 신뢰할만하다고 박 원장은 평가했다.
여러 성분의 약을 칵테일처럼 섞어 쓰는 칵테일주사나 화장품주사 등의 부작용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던 걸 감안하면 미용 시술의 안전성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하는 이슈다.
박 원장은 "체내 주입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나 화장품 주사로 인한 부작용이 한때 심각한 문제가 된 적 있다"며 "많이 줄었으나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허가받지 않은 것들에선 심각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체내 주입되는 주사는 반드시 의료기기 또는 전문의약품 허가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인가 제품군 중 무균, 불용성 이물질, 엔도톡신 검사 등 기본적 시험검사를 거치지 않은 화장품을 피부에 주입하는 것도 있어 병원체 감염과 의료사고의 위험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DCA는 국내외에서 오랫동안 안전하게 쓰인 약물로, 장기 안전성이 확립돼있다. 대웅제약이 브이올렛 출시 후 시판후조사(PMS)를 통해 안전성을 또 한번 검증했다"며 "제네릭(복제약)도 하나둘씩 출시 혹은 허가받는 추세인데, 임상 현장에서 오랜 기간 안전성 검증을 받은 제품인지, 식약처에서 허가는 받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